JDC에 거는 기대
JDC에 거는 기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요즘 신문을 보면 재미있는 기사가 없다. 온통 싸우는 기사뿐이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싸우느라고 집들이도 못하고, 대통령은 촛불 끄느라고 할 일도 못하고, 촛불 든 사람들은 광화문 거리를 태우고, 노조와 경영자가 눈이 붉어지게 노려보고, 한라산 케이블카를 뱁새눈으로 쳐다보고, 해군기지의 장점을 설득하는데 한쪽에서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래도 우리 국민 모두에게 잠시 복잡한 세상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베이징 올림픽 소식이다.

제주도민에게도 신선한 소식이 있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프로젝트인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이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지금까지 제주에서 시작되는 큰 사업 중에 이렇게 잡음 없이 주민들이 찬성하는 분위기에서 출범한 경우는 없었다.

머리띠를 두르고 반대를 했던 우주센터는 결국 제주도민에게 쫓겨 전남 고흥군에 터를 잡아 완공을 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고흥에 자리를 잡은 우주센터는 고흥을 우주항공 중심도시로 변모시키고 있다.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연간 1만 명이 넘는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8천억이 넘는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4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주센터를 제주에 유치했다면 관광객 1000만 명 시대가 멀지 않았을 텐데 왜 제주도민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우주센터가 들어서면 제주도가 망할 것처럼 반대했는지를 모르겠다.

영리병원은 찬반의 논란 속에 영리병원의 장단점을 따지기도 전에 물 건너갔다. 해군기지의 앞날도 순탄치가 않다.

그런데도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예래동 주민들과 가족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건배를 들면서 버자야 제주리조트를 출범시켰다. 예래동 주민이 만만해서 쉽게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예래동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자. 육지 산골마을 찾아가듯이 꼬불꼬불 굽이돌아 내려가면 예래동이다. 바로 지척에 중문관광단지가 있는데도 가장 제주적인 환경을 유지해 온 고집스러운 마을이다.

젊은이 몇몇이 모여 20년 전부터 친환경농업을 시작했고, 나이든 분들이 눈앞에 보이는 손해를 뒤로하고 젊은이들의 친환경농업을 뒤에서 밀어주는 철학이 있는 마을이다. 친환경농업을 강의하러 갔다가 주민들이 모은 강사료인 것을 알고 다시 돌려주고 오면서도 마음 찡한 흐뭇함을 느끼게 하는 마을이다.

화려한 것보다 내실을 중시하고, 편한 농사보다 힘든 친환경농사를 좋아하고, 스스로 돈을 모아 마을 회관에 지식인을 초청하여 강의를 개최하면서 스스로의 지혜를 키워 온 마을이다.

이런 마을에 외국의 리조트 회사가 들어온다는데 반대하지 않았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아마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멱살을 잡는 살벌한 분위기로 시작했을 것이다.

예래동 주민들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면 JDC가 쉽게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 JDC가 골프장 건설과 같은 손쉬운 사업계획을 세웠다면 호락호락 사업을 허락할 예래동도 아니다.

버자야 제주리조트가 출범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은 겨우 7부 능선에 오른 정도이다. 예래동의 천혜의 자원을 살리고 JDC와 버자야 그룹의 장점을 살려서 1차와 3차 산업을 연계하여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서 추진한다면 제주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큰 기준이 있다. 『옳고/그름』과 『이롭고/해로움』이다. 가장 현명한 것은 『옳은 일을 하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며, 가장 어리석은 것은 『그릇된 일을 하면서 손해를 보는 것』이다.

JDC와 버자야 그룹과 예래동은 지혜를 모아 옳은 일을 하면서 서로 최대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해남·제주대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