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가 공부의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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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나 원래 공부 못해' 출간
4학년 교실에 발을 들여놓은 첫 날, 진경이는 자기를 '멋진 연희 샘'이라고 불러달라는 젊은 여교사를 만난다.

알고 보니 이 선생님은 오늘이 첫 수업인 '생초보'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하나 하나에게 '멋진 찬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불러주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선생님을 진심으로 따른다.

초보 선생님은 의욕에 넘친다. '아침에 오면 공책에 영어 단어와 한자를 쓰고 수학 문제를 옮겨 적어 풀 것. 수학문제는 1교시 시작 전까지 확인 받을 것. 영어 단어와 한자는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을 이용해 외울 것. 6교시 끝나자마자 쪽지 시험을 보고 청소할 것' 등 이것저것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킨다.

강요에 지친 아이들은 하나 둘 담임을 '멋진 연희 샘'으로 부르지 않았고 담임은 여전히 멋진 4학년, 멋진 누구라고 불렀지만 아무 의미 없는 말이 되어 간다.

그러던 중 담임은 특히 공부할 노력을 안 하는 찬이에게 '나머지 공부'를 시키고 찬희는 결국 "난 원래 공부 못해!"를 외치며 교실을 뛰쳐나간다.

찬이가 걱정돼 집으로 찾아간 선생님은 할아버지와 단둘이 농장에 살며 흑염소며 토끼, 닭 등을 키우는 찬이의 모습을 본 뒤 중얼거린다.

"나는 찬이가 놀기만 할 줄 알았거든. 어른처럼 일을 할 줄은 상상 못했어. 아이들은 놀고 공부하고 그 뿐인 줄 알았는데.(중략) 찬이한테 알파벳하고 구구단이 얼마나 중요할까?"
'나를 찾아줘'로 제1회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았던 작가 은이정 씨는 장편동화 '난 원래 공부 못해'(창비 펴냄)에서 시골학교에 온 초보 여교사와 아이들의 갈등을 통해 '공부란 과연 어떤 것인지'를 물으며 학교에서의 공부만 공부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진다.

아동문학평론가인 김제곤 씨는 "점수 따기 공부와 줄 세우기 교육을 최고로 치는 덜 떨어진 세상에 날리는 시원스런 '똥침'"이라며 "주인공 '나'나 공부를 못하는 '동무'나 의욕이 넘치는 '신출내기 교사' 모두를 자꾸만 사랑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정소영 그림. 184쪽. 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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