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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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죽어감'ㆍ'나도 이별이 서툴다' 출간
죽음은 인간에게 가장 공평한 것 중 하나다. 지위의 높고 낮음, 돈의 많고 적음 등 그 어느 기준과도 상관없이 죽음은 모든 인간이 반드시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사건이고 그것 때문에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환자도 죽음이 두렵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죽음은 두려운 존재다.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시한부 선고가 내려진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고 대부분은 환자들을 피하거나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게 된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베스트셀러 '인생수업'의 저자로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체험해 볼 수 없는 주제인 죽음을 연구하기 위해 시한부 환자 500여명을 인터뷰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녀는 시한부 환자들에게 '죽음과 죽어감'의 의미에 대해 물었고 환자들은 가족들이나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그들의 심정을 그녀 앞에서 솔직히 이야기했다.

'죽음과 죽어감'(이레 펴냄)은 퀴블러-로스가 환자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죽음이 어떤 단계를 거쳐 우리에게 찾아오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죽음의 의미를 성찰한 책이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시한부 환자들은 5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부정과 고립이다. 거의 모든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게 되며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뒤에는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더 이상 부정의 상태가 유지될 수 없을 때는 2단계, 분노의 단계로 접어든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는 분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은 고통스런 시간을 겪게 된다. 하지만 이 단계에 적절한 존중과 이해로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분노는 멈춘다고 설명한다.

3단계는 협상이다.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 '언제까지만 살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의 시기를 지나면 더 이상 자신의 상황을 웃어넘길 수 없는 '우울'의 4단계로 접어든다.

마지막 5단계는 '수용'의 단계다.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주변에 대한 관심도 차츰 잃어간다. 이 때는 굳이 환자에게 무슨 말을 하지 않더라도 힘주어 환자의 손을 한 번 잡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말보다 많은 의미를 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퀴블러-로스는 "갈등과 두려움, 희망이 공존하는 삶의 마지막 시간에 관해 그들에게 배우고 싶었고 환자들이 들려준 고통과 소망과 분노를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다"며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살 가망이 없는 시한부 환자들을 피하지 않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이 마지막 시간을 편안하게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에서 '인간의 죽음', '죽음의 순간', '죽음의 시간' 등의 제목으로 여러 번 출간됐던 책을 새롭게 번역했다. 원제 'On Death and Dying'. 이진 옮김. 440쪽. 1만8천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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