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덕정 복원, 업자 선정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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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日帝)가 망가뜨려 놓은 제주시 관덕정의 원형을 복원한다니 기대가 크다.

보물 제322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관덕정은 조선 세종 30년인 1448년에 안무사 신숙청이 병사의 훈련과 무예 수련을 위해 창건한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가장 귀중한 현존의 고건축물(古建築物)인 셈이다.

관덕정은 창건 이후 1882년 고종 19년까지 434년간 8차례나 중수-개축이 되풀이됐고, 일제 강점기에도 한차례 보수가 있었다. 가장 최근의 중수로서는 34년 전인 1969년 제주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러한 관덕정이 일제(日帝)에 의해 원형이 크게 훼손돼버렸다. 원래 관덕정의 처마 길이는 동시대 다른 지방의 건축물보다 긴 것이 특징으로 15척이나 되었는데, 1924년 일본인들이 보수공사를 하면서 2척이나 짧은 13척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지붕 면적도 줄어들었다. 다행히 1880년대에 찍은 관덕정 원형 사진 한 장이 전해지고 있어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문화재청이 올해 말부터 2005년까지 21억원을 들여 원형이 훼손된 관덕정을 완전히 해체.복원한다는 소식은 정말 반갑다. 사실은 벌써 했어야 할 일이지만 뒤늦게나마 옛 원형을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건물 해체.복원뿐이 아니다. 별도의 문화재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관덕정 내 대들보에 그려져 있는 십장생도(十長生圖), 적벽대첩도(赤壁大捷圖), 대수렵도(大狩獵圖), 상산사호(商山四皓), 취과양주귤만교(醉過楊州橘滿轎) 등 퇴색해가는 명화 5폭도 재현해 낼 계획이라니 이번 복원은 더욱 값진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바로 맞닿다시피한 제주목관아(濟州牧官衙) 건물들의 1차 복원도 끝난 상태라 관덕정은 관아의 한 부속 건물로서도 복원의 의미는 매우 깊다. 내친김에 성주청(星主廳) 복원까지 실현되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다.
그런데 우리는 관덕정 복원과 관련, 걱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문화재 복원.보수가 자칫 잘못되면 작품 자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어서다.

특히 퇴색 명화의 재현은 어려운 일 중에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문화재청은 업자와 작가를 선정함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복원 및 재현 문화재의 작품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것은 그들의 실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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