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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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전농로와 종합경기장 주변 등 곳곳에 벚꽃이 만개했다. 한라수목원과 제주대 입구, 제1횡단도로 주변의 벚꽃도 봄의 화신(花神)으로 사람들의 눈길과 발목을 붙잡는다.

흔히 제주의 봄은 유채꽃과 함께 찾아오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것은 유채가 환금작물로 인기를 끌면서 일주도로 일대와 해안변을 노랗게 물들게 했던 1960~1980년대 중반까지의 일로, 그 전에는 벚꽃이 봄의 전령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군락이 아닌 중산간과 일주도로 군데군데에 화사한 꽃을 피운 모습을 보는 즐거움으로 만족했다. 그러나 1940년대 이전 한라산 해발 500m 일대에는 왕벚나무가 많이 자생했었다.

아름다운 꽃이지만 산 속에 핀 꽃이라 만인의 사랑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대신에 왕벚나무의 재질이 단단하고 색깔이 고와 가구재나 건축자재로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 왕벚나무의 진가를 제대로 알고 덜 베고, 더 심고 가꿨더라면 지금쯤 제주 일원은 왕벚나무 군락지가 됐을 것이다. 벚꽃이 일본의 국화(國花)이긴 하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라는 사실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본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처음 알린 사람은 1908년 서귀포에 거주하던 프랑스 신부 타크였다. 그는 채집한 표본을 독일 베를린대에 보내 확인 과정을 거쳤는데 결국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이후 1933년 일본 동경제대 한 전문 교수에 의해 한라산이 일본의 벚꽃 원산지임이 인정되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이 과정까지 일본 학계에서는 한라산 원산지 문제를 놓고 많은 논란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아직도 본도 왕벚나무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국제적인 관광자원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서만 해도 마치 진해가 벚꽃의 원고장인양 인식되고 있다.

본도 왕벚꽃이야 말로 일본인들을 매료시킬 최고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중산간 일대 공유지 몇십만평을 왕벚나무 군락지로 조성해 공원화한다면 왕벚꽃 관람 목적의 일본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올지 모른다.

앞으로 지역의 식생환경을 살린 생태공원이 주요 국제관광상품이 될 것은 분명하다. 대규모 왕벚나무 군락지를 조성해 원산지 자존심을 세우고, 세계적인 생태환경 상품화하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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