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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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원 고문>



살갗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으로 계절을 느끼는 가을은 농부들에게는 땀 흘려 일군 수확의 계절이며, 동시에 많은 수험생에게는 고통과 인고의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추석이라는 황금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추석 연휴에 조상의 묘를 찾는 것 외에도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생각을 할 것이다. 황금연휴라고 하는 황금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보자. 이 아름다운 연휴가 황금알을 낳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는 설날이나 추석 같은 황금연휴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고향이나 혹은 멀리 여행을 가지 않는 생활 철학이 있다. 이 기간 동안 적어도 하루 12시간 이상을 집중적으로 책을 읽는다. 이런 연휴에 움직이면서 많은 시간과 돈을 길에 버리는 것이 너무나 아까울 뿐만 아니라, 긴 연휴 후에는 심신이 피곤하여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며칠씩 책을 읽으면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즐거움, 특히 연휴 끝자락에서 느끼는 지적 포만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요 행복감이다. 인생의 가치는 감격하는데 있다고 한다면, 생명력이 있고 살아있는 글을 통해서 지난날을 돌아보고 현재를 결단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혜안을 기르는 것은 우리들의 존재 의미를 더욱 더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항상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바빠서 매 끼니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지 않듯이, 현대를 사는 직장인이나 사업가들 중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간을 만드는 삶, 다시 말하면 숨어있는 시간을 찾고 시간을 창조하는 삶을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자기 만의 작은 시·공간에 갇혀 살지만, 책을 읽고 지적 배고픔을 채워가는 사람은 시·공간을 훌쩍 뛰어 넘을 수 있는 지적 체력을 가짐으로서 담대하고 정직하고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선진 시민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독서는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간식이 아니고 우리 삶의 주식이 되어야 한다. 특히 수험생이 있는 가정은 추석이라는 명절에 들떠 있기 보다는 집안의 어른들이 모두 함께 책을 읽는다면, 수험생들은 더할 나위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수험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추석을 가정에서 조용히 책과 함께 하면 가정의 화목은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길 위에서 혹 해외여행을 통해서 그 많은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책 읽는 것 같이 쉽고 재미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 쉬운 책 읽기를 위해서 우선 책 사는 연습을 열심히 하자. 나는 평소에 시간이 있거나 혹은 출장을 갔을 경우 시간만 있으면 언제나 미술관이나 특히 대형 서점에 들러서 책을 보고 많은 책을 산다. 그리고 출장 중에 남는 출장비는 모두 책을 사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책을 선물 하는 것은 인격을 전하는 것이며, 존경하는 사람이나 좋은 사람에게만 하는 것으로 가격에 전혀 개의치 않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단돈 1만 원짜리 선물은 아마도 책 이외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책이 갖는 언어의 생명력 때문이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도 시간이 지나면 버리기 마련이지만, 좋은 책은 영구히 보존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 아름다운 추석에 맛있는 과일 바구니에다 멋진 책 한 권쯤 곁들인다면 받은 사람이 얼마나 행복해 할까?

토마스 바트란은 “책이 없다면 신도 침묵을 지키고, 정의도 잠자며, 자연과학은 경직되고, 철학도 문학도 말이 없을 것”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책이 없는 사회는 ‘배만 부르면 행복한’ 동물의 사회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황금연휴에 책을 읽어 황금알을 낳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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