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소문' 시달리던 최진실 목매 자살
`괴소문' 시달리던 최진실 목매 자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유서 성격 문자메시지와 타살정황 없어 자살 명백"

최근 `사채업 괴담'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톱 탤런트 최진실(40)씨가 2일 오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최씨가 어제 오후 매니저와 술을 마시고 오늘 오전 0시께 귀가해 어머니에게 '사채업 소문 때문에 괴롭다'면서 울었다"며 "안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뒤 오전 6시께 욕실에서 숨진 채 어머니에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명백한 자살"이라고 결론 내리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악성 루머가 최씨의 유력한 사망 동기라는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괴담 유포자 등을 발본색원해 처벌하기로 했다.

◇"세상에 섭섭" 욕실서 숨진 채 발견 =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사망 전날인 1일 자신의 매니저인 박모 씨와 함께 소주 3병가량을 마시고 2일 오전 0시께 취한 상태로 집에 돌아왔다.

최 씨는 안방 침대에 앉아 어머니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는 나와 상관이 없는데 왜 나한테 이러나"라고 울며 최근 자살한 안재환 씨에게 25억원을 빌려줬다는 `사채설 괴담'에 대한 심적 고통을 토로했다.

울던 최 씨는 욕실에 들어간 뒤 한참을 나오지 않았고 이에 걱정이 된 어머니가 문을 열려고 하자 "가서 주무시라"라고 말했다. 이때가 밤 12시30분께였다.

손자 방에서 잠을 자던 최 씨의 어머니가 2일 새벽 4시께 잠에서 깨 최 씨의 방에 들어갔지만 최 씨의 침대는 누운 흔적이 없이 깨끗했다.

불길한 생각이 든 어머니는 화장실로 달려가 30여분간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자 이날 오전 6시께 열쇠업자를 불러 문을 따 최 씨가 숨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최 씨는 샤워기 꼭지 부분에 압박 붕대를 감고 이를 자신의 목에 되감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

최 씨의 어머니는 아들 진영 씨에게 전화했고 진영 씨는 도착한 직후인 이날 오전 7시34분께 119 구급대에 신고했다.

◇경찰 "명백한 자살..괴담이 결정적 동기인 듯" = 경찰은 검시 결과 최씨에게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타살 정황도 전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명백한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검시를 담당한 의사 또한 최씨의 사인이 `자살'이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경찰은 최씨가 사망 직전에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 성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평소 친하게 지내던 메이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0시42분께 평소 친하게 지내던 메이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야... 혹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와 XX를 잘 부…"라고 말했다.

○○과 XX는 최씨의 자녀 이름으로 문자메시지의 맨 마지막 단어인 `부'는 `부탁한다'를 미처 다 쓰지 못한 표현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0시45분께도 자살을 용서해달라는 취지의 "미안해"라는 문자메시지를 이씨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확인 중이지만 현재 상식적으로 생각하기로는 괴담이 결정적 자살 동기인 듯 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살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실수로 섭취한 약물이나 음식물이 사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다고 보고 이날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3일 중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족들 말 못하고 오열만 =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15호실에 마련된 최씨의 빈소에서는 유족들의 오열만 계속 들리고 있다.

얼굴이 온통 눈물범벅이 된 어머니 정모(60) 씨는 혼절할 듯한 모습으로 부축을 받으며 "아이고, 아이고, 내딸∼ 내딸∼"이라며 숨진 최씨를 애타게 불렀다.

정씨는 생전 딸이 소중하게 간직했던 것으로 보이는 물건을 하얀 수건으로 감싸 안은 채 다른 말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상주인 최씨의 동생 진영씨 또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통곡만 하고 있다.

아침에 사망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전해들은 전 남편 조성민씨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다.

장례는 3일장(4일 발인)으로 결정됐다. 빈소에는 연예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사채업 괴담 유포자 발본색원" = 경찰은 최씨의 자살이 사채업 괴담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지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사채업 괴담을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한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생전에 괴담 유포자들을 처벌해달라고 진정한 만큼 관련자들을 발본색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22일 매니저와 함께 서초경찰서를 직접 찾아와 "사채업을 차명으로 운영하면서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자살한 안재환씨에게도 거액을 빌려줬다는 낭설 때문에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경찰은 최씨가 괴담의 근원지로 지목한 포털사이트 증권카페의 게시글을 올린 증권사 직원 A(25.여)씨와 A씨에게 괴담을 이메일로 전송한 이를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일단 이들 피의자를 상대로 최초 유포자를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유포 과정에 개입된 이들은 전원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경찰은 최씨를 둘러싼 괴담이 카페 회원과 일부 시민들에게 국한돼 있다가 최씨의 법적대응 방침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 부분에도 위법 사실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