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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호
  • 승인 200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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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合)은 좋은 것. 서로 합치면 여럿이 된다. 그게 오죽 좋았으면 99섬 욕심쟁이 부자가 1섬짜리 가난뱅이에게 “그 한 섬 내게 주게나, 나 백 섬 채우게…” 했겠는가.

궁합도 안 맞는 것보다 맞는 게 기분이 좋다. 부부간도 합쳐야 일심동체요, 이웃간은 화합이 제일이다. 친구간, 회사 동료간에는 단합이 또 최고다. 남한과 북한이 합치면 통일이 되고, 여당 정책과 야당 정책이 상통하면 연대가 된다.

합은 곧 화해와 상생의 근원이요, 협력과 통일과 연대의 고리다. 그래서 합은 병법에도 널리 활용되고, 정략으로도 즐겨 쓰인다.

고대 중국의 최강국 진나라와 주변 연-초-위 등 약소 6국이 각축을 벌이던 전국시대에 소진과 장의가 합종연횡(合縱連橫.合從連衡)으로 난국을 타개하려던 전략도 합에 의한 종횡 연대의 계(計)였다.

일본 전국시대 성주끼리 약육강식하던 와중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두 영웅은 합을 이룸으로써 천하통일을 가능케 했다.

아메리카 합중국 미국이 오늘날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토대도 영국 식민지였던 13주의 연합에 있었다. 후일 완전 주권을 갖는 이 13방(邦)이 합중국을 형성하면서 이제는 50개 주를 거느리는 초일류 연방국가가 된 것이다. 이 역시 합의 덕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에 이르러 미국은 합의 정신이 깨진 대신 분열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유엔과 합하지 못하고 갈라선 것이다. 그래서 유엔이 반대하는 이라크 조기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전세계는 찬.반전운동으로 분열되고 말았다.

이 바람은 한국에도 불어 반전운동이 대단하다. 특히 파병안 국회 통과 저지 운동에다, 찬성 의원 낙선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나서 분위기가 시끌벅적했었다. 아마 반전-파병반대 운동은 앞으로도 이어져 국론 분열이 심각할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국회에서 이미 파병안이 통과된 이상 승복하고 긍정해야 한다. 더 이상 왈가왈부하게 되면 크게 국론만 분열될 뿐이다.

남.북으로 국토가 나뉘고, 또 남에서는 다시 동서로 갈린 대한민국, 그리고 보수와 진보, 친미와 반미로 갈가리 찢긴 대한민국, 이제 더 무슨 끈이 남아 있다고 파병 반대.찬성으로 갈라서려 하는가. 이(離)나 산(散)이 결코 합(合)만 못할진대, 이제는 파병 반대 목소리를 거둘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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