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동체 ‘우리’ 회원들은 제주미술 정체성 탐구에 몰입했다. 2005년 도내 중견작가들이 열악한 창작환경을 극복하고 자생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두고 연대한 후 한길을 걸어왔다.
결성 이듬해 이들은 탐라순력도를 모티프로 장장 300년의 시간 간극을 메워 제주만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창작연구프로젝트를 구상, 도내 곳곳을 답사 후 화면에 옮겨 ‘바람의 길’전을 열었다.
지난해엔 ‘각양동색’전을 열고 각자 탐색한 제주이미지를 따로 또 같이 보여줬다.
이후 1년 여, 회원들이 꾸준히 발굴중인 제주의 근원적인 이미지들이 3번째로 공개된다.
탐라순력2008전으로, 때와 곳은 11~17일 갤러리 모앙이다. “미술을 통한 제주정체성 찾기는 우리의 영원한 과제입니다. 탐라순력 추체험을 통해 제주의 맨얼굴을 재현하는 것이죠.”
7명 회원이 갤러리 1, 2전시실을 모두 활용해 회화, 한국화, 판화, 조각 등 장르별 대표작을 내건다.
김연숙의 ‘선흘에서’, 김재경의 ‘사라야경’, 김현숙 ‘날다’, 유종욱의 ‘돌 조랑말의 비상’, 조윤득의 ‘어느 날의 외출’, 홍성석의 ‘탐라별곡-080518’, 홍진숙의 ‘바람, 빛’….
매 작품에 제주정체성에 대한 웅숭깊은 성찰에서 태동한 제주미학의 새 아이콘들이 읽힌다.
새삼 회원들이 첫걸음을 뗄 당시 다짐이 진중하게 다가온다.
“우린 단절된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이을 실을 꼬기 시작했습니다. 실이 조금씩 두꺼워질수록 제주미술 자생력과 정체성이 그만큼 확장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때 독자적인 제주미학도 일굴 수 있을 것입니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 문의 (753)4646.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