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억 있어도 건보료는 못내겠다"..부유층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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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0억원 넘는 부유층 1천492세대 건보료 54억원 체납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되는 부유층들의 건강보험료 장기체납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금과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현황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돈이 없어서 못 내는 게 아니라 "몇십억원이 있어도 보혐료 내기는 아깝다"고 배짱을 부리는 판이니 이제는 정말 특단의 대책이 나올 때가 됐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16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최영희(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부유층의 도덕적 불감증은 심각한 상황이다.

재산 17억7천만원을 가진 A씨는 최근까지 무려 2년3개월 동안 건강보험료 835만여원을 체납했다. 재산 12억원에 지난 한 해 소득이 3억원을 가뿐히 돌파한 B씨는 1년4개월 동안 건보료 1천374만원을 내지 않고 버텼다.

현재 납부 능력이 있는 고액·장기체납자는 3만9천976세대로 올 한해에만 이들이 체납한 보험료가 무려 1천103억5천700만원에 달했다.

특히 10억원 이상 부유층 1천492 가구가 모두 54억3500만원의 건보료를 체납했고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는 330명도 모두 13억5천만원의 건보료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고액ㆍ장기 건보료 체납 세대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나타났는데, 경기도의 고액ㆍ장기 체납 가구 3곳 중 1곳 꼴인 32.2%(481 가구)가 10억원대 이상 재산을 가진 부유층이었다. 또한 서울 25개구에 사는 재산 10억원 이상 고액 체납 가구 가운데 서초, 송파, 강남 등 강남 지역 3개구에 사는 가구가 35.8%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체납전담팀'을 꾸려 특별 관리를 하고 있으나 징수율은 43.7%에 그치고 있다.

최 의원은 "고의 체납자에 대해 강제 징수는 물론 명단 공표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일부 전문직 종사자들이 건보료를 내지 않은 채 수십 차례 보험혜택을 받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입수한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건보료를 내지 않고 혜택을 보는 사례는 지난달 현재 146만건에 이르며 부당이득금 환수 결정이 난 금액은 3억2천만원을 기록했다.

변호사 A씨는 2003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70개월에 걸쳐 보험료 8천225만원을 체납했지만 그 기간에 44차례 치과 등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을 이용했다.

의사인 B씨는 2004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보험료 3천430만원을 내지 않으면서 59차례 건강보험을 적용받았고, 건축사 C씨는 2006년 6월부터 2년간 257만원을 체납한 채 111차례 의료기관을 찾았다.

손 의원은 "생활고로 건보료를 못 내는 저소득층과 제도를 악용하는 고소득자는 엄격하게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고소득층 체납액에 대한 철저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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