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대폭등..어디까지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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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1500원 롤러코스터 전망"

한때 멈추는가 싶던 원화 가치의 추락이 재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6일 1,370원대로 폭등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세계적 신용경색에 따른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1,100원과 1,500원 사이를 오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2천300억 달러대의 외환보유액 덕분에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처하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경기침체 우려.달러 부족 심화..시장 패닉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3.50원 폭등한 1,373.00원으로 마감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2월31일 145.00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한 것으로 이틀간 오름폭은 165.00원에 달하고 있다.

각국의 공조에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초래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로 전이되면서 미국 다우지수가 8,500선으로 내려앉는 등 국내외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달러화 매집세가 재현되고 있다. 경제 불안의 여파로 지난달 취업자 증가수가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11만 명 선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도 원화 투매를 부추기고 있다.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 점 역시 원화가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는 이유다.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 1개월 물은 전날보다 2.50원 급락한 -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화자금 부족 영향으로 이틀간 3.00원 떨어졌다.

정부가 투신권의 달러화 환매수 수요를 차단키로 했지만 최근 환율 하락을 주도했던 수출 대기업의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시장에서 달러화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 연말까지 급등락 지속..외환위기는 기우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세계적 신용경색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불안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개 국내 금융기관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등재하는 등 악재가 계속 쏟아지고 있어 해외 금융기관들의 자금 회수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이달 14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지난달 30일 이후 주식매도를 지속하면서 2조8천억 원 가량 순매도하고 있는 점도 수요 우위를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정치적 부담 등으로 외환보유액 개입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전망을 키우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은행 임지원 박사는 "세계적 신용경색의 한 가운데 있는 외국계은행들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을 접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외화자금 시장에서의 자금경색 현상이 외환시장으로 파급력을 확대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50~1,400원 사이에서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영선 연구원도 "세계적 신용경색 여파로 외국에서 자금유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선물환 매도분 헤지와 관련한 단기외채의 만기연장에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계적 금융불안이 완화되지 않으면 환율이 당국의 개입으로 1,200원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오래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오버슈팅(단기 과열) 때문에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어설 수도 있지만 외환위기가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보유액이 9월 말 현재 2천396억7천만 달러로 1997년에 비해 월등히 많은 데다 기업들의 부실이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유동성 문제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으면 외국의 시각 악화로 자금회수가 가속화되면서 환율 불안을 가중할 것으로 우려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수입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등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지원 박사는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까지 갈 수 있지만 외환위기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하지만 가용 외환보유액 부족설 등 불필요한 오해는 종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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