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만에…강우일 주교와 주민들의 권유 받아들여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15일간 단식농성을 벌여온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24일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의장)와 마을 주민들의 권유를 받고 단식을 해제했다.
이날 오전 강 주교는 강 회장을 방문, “고생한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연산호 군락지인 강정 바다에 ‘큰 공사(해군기지 건설)’를 하겠다고 하니 가슴 아프다”며 위로했다.
또 강 주교는 “도에 의지표현 충분히 했다. 국책사업이다 보니 하루 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결코 혼자의 몸이 아니기 때문에 몸을 잘 돌봐야한다”며 “우리의 (평화)가치와 소신을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보자”며 강 회장에게 단식철회를 권한 후 손을 꼭 잡고 기도했다.
이어 강정마을 원로들이 주민들의 뜻을 모아 작성한 ‘당신이 있기에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란 제하의 편지를 낭독, 역시 강 회장이 몸을 추스르길 당부했다.
원로들은 “강 회장이 주민을 지켜줘야 한다. 마을에서 싸우자. 몸이 건강해야 투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 회장은 “강 주교와 주민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겠다. 이제부턴 몸으로 부딪혀 싸우겠다”며 단식 해제를 선언했다.
또 “쭉 도청을 봤더니 (고지대를 비유해)너무 높다. 그래서 대화가 안 되는 것이다. 공복인 도지사와 간부 공무원들은 낮은 자세로 임해 도민을 돌아보고 해군기지뿐만 아닌 여러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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