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어교육도시 전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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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제주를 꿈꾼다(3부)-제주영어교육도시(3)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 산 1번지 380만 1471㎡부지에 총 5875세대, 인구 2만 3000명을 수용하는 아담한 영어전용도시로 조성된다.

1단계로 오는 2011년까지 시범학교 3개교가 설립되면 오는 2015년까지 나머지 9개교의 영어전용 국제학교가 들어서게 된다.

▲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St John's 이안 에첼스 교장 등이 김태환 도지사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는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에 총 1조 4288억원(부지조성비 2855억원, 교육 및 공공시설 6286억원, 주거.상업.문화 시설 5147억원)을 투입,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면 오는 2015년에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영어전용 국제학교 12개교에서는 연간 9000여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연간 2000여명의 영어교사는 영어교육센터에서 ‘영어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교육받게 된다.

또 이 도시에는 뉴욕의 슈타쿠아를 모델로 하는 교육문화시설들이 들어서 오페라, 연극, 무영, 전시회 등 영어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되고 주거 및 상업시설에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이뤄진다.

교사들은 외국 유명사립교에서 파견된 교사 또는 별도의 원어민들로 구성되고 학생들은 외국 유학 대신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선택한 국내의 초.중.고교생은 물론 동남아와 중국 등지에서 유학 온 학생들로 채워진다.

그야말로 영어권의 조그만 중소도시가 옮겨 온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지향하는 미래가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그렇다면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앞날은 순탄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정부는 당초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시범학교 3개교를 국립 3개교에서 공립3개교로 전환했다가 최종적으로는 공립1개교와 사립2개교로 바꿨고 재정지원 대상학교도 3개교에서 공립 1개교로 축소시켜 버렸다.

따라서 시범학교 3개교 중 사립2개교는 제주도 또는 JDC가 재정지원을 하든지 아니면 국내 기업들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학교를 유치해야 한다.

제주도와 도교육청, JDC 등이 국내.외 유명사립교 유치 활동을 벌인 결과 이들 학교들이 공통적으로 학교부지와 건축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우선적으로 국내 기업들과 해외 명문교 합작벌인 설립을 모색하고 있으나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도가 영어교육도시 공립학교의 설계.시설비 소요액을 추산할 결과 564억원(부지매입비 제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제주도가 해외 명문 사립학교 2개교를 유치, 영어교육도시 내 2개 시범학교로 설립할 경우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이 투자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사립교 건립 비용을 어떻게 충당하느냐가 최대 난제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미래는 우선 1단계 시범학교 3개교의 설립과 운영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추진됐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범학교 3개교가 성공을 거둬야 만 나머지 9개 사립학교들이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태환 지사가 해외 명문교 유치와 관련, “최소한 국제적인 관례 이상의 지원을 하겠으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제주영어교육도시 핵심인프라인 영어교육센터의 조기 설립도 요구되고 있다.

영어교육센터는 영어교사들의 연수기능은 물론 영어교육도시 학교의 교육과정과 교재개발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제주도는 지난 10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영어교육센터의 조기 설립을 건의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또 하나의 과제는 외국 명문대학의 유치다.

영어교육도시 내 초.충.고 과정의 국제학교 졸업생들이 진학할 수 있는 외국 명문대 유치가 성사될 경우 영어교육도시 내 초.중.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당연히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국내 경제자유구역과 외국 명문교 및 외국대학 유치에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은 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의 내국인 입학비율을 30%까지 확대했고 부지 매입이나 시설 건축, 학교 운영 자금 등의 지원 근거를 명문화, 외국 명문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했다.

물론 제주영어교육도시가 경제자유구역에 비해 해외 명문교 유치 등에 있어 제도적으로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국 6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수도권 지역에 위치하거나 모두 대도시를 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생 수요 측면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점들을 염두에 놓고 볼 때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핵심 과제는 시범학교의 정상 개교 및 운영 활성화, 나머지 9개 사립교의 성공적 유치, 그리고 외국 명문대학 유치를 통한 교육과정 및 체계의 확립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제주에 관심 보이는 영국의 사립교
제주특별자치도와 도교육청, JDC는 지난 8~9월 영국,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을 방문해 외국교육기관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학교는 현재 영국의 St. John's on the hill과 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이하 NLCS), King's College School(KCS)등 3개교다.

▲ 제주도와 도교육청, JDC관계자들이 지난 8월 영국의 King's College School을 방문해 학교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St John's는 이안 에첼스 교장과 리차드 블라이트 재무담당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제주를 방문, 제주도와 도교육청, JDC 등과 실무협의를 벌였다.

St John's는 1923년 설립된 학교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을 운영하며 런던에서 차로 5시간 거리인 Cheptow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청칭에 진출을 시도했으나 중국 내 정치적 영향 등을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NLCS는 지난달 14~16일 헬렌 스톤 이사장과 버니스 멕케이브 교장 등이 제주영어교육도시를 방문, 국제학교 설립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학교는 1850년 설립된 영국 최초의 여자 사립학교로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학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북부 런던에 위치하고 있다.

이 학교는 선데이 타임즈가 지난 2006년 영국 올해의 사립학교로 선정할 만큼 우수성을 인정 받고 있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상위 5위권 학교에 10년 이상 포함됐으며 여학교로는 영국 최고의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KCS는 아직까지 학교 관계자들을 제주를 보내오지는 않았지만 제주도와 지속적으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1829년 설립된 이 학교는 런던 남서부에 위치해 있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영국에서 가장 학업 성취 수준이 높은 학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남학교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50% 이상의 학생이 영국 최고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한다.

지난 2006년에는 더 타임스가 선정한 A-Levels(Advance Levels Examination)성과에서 2위, 지난해에는 3위로 뽑혔다.
<김승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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