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묵생애독선신…붓은 내 희망이고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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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익주씨 서예전 22~28일 문예회관 1전시실

“지인무몽(至人無夢)이라 했건만 돌아보니 한바탕 꿈을 꾼듯합니다.”

서예가 현익주씨(64)가 예원(藝苑)에 발을 디딘 후 어언 28년을 회고하는 첫마디다. 무릇 여기엔 계기가 있으니, 그가 제주도문화진흥본부 초대를 받아 22~28일 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여는 것이다.

현씨의 뇌리엔 아직도 옛 기억들이 선명하게 꿈틀거린다. 밤새는 줄 모르고 법첩 임서에 몰입한 일, 사계의 명현을 종유(從遊)하고 동연(同硯)들과 서예를 논하며 술잔 기울인 날들….

그사이 현씨는 당(唐) 구양순의 서법을 기본으로 안진경 서체, 육조 북비, 왕희지 행초서와 전서, 한(漢) 예서를 두루 연마했다.

목간(木簡)의 기이하고 고졸한 맛에 심취해 전각까지 연구영역을 넓혔고 대한민국서예대전 등 유수의 공모에서 우수 성적을 받는 쾌거도 거뒀다.

그러한 서력의 결실을 정리하는 이번 전시에 그는 한글 전서 예서 해서 행초서 등 다양한 서체작품과 전각 등 50점을 내놓는다.

그중 제주 이종억 시인의 제주어 시를 한글 판본체로 옮긴 국전지 6장 분량의 대형작품 ‘제주농가월령가’, 부처의 지혜와 말씀을 한데 모은 금강경 5500여 글자를 예서체 금니사경으로 담은 역작 ‘금강경 10곡병’ 등이 확 눈길을 끈다.

또 천자문 전문을 국전지 10장에 예서체로 쓴 작품, 전서 이전 철제기구에 새겨졌던 글씨체 금문을 응용한 ‘무사당간’, 반야심경을 전각으로 새긴 ‘반야심경 2곡병’, 가정교육 지침인 권학문을 행초서본문에 한글협서를 병행해 쓴 ‘사마광권학문(司馬光勸學文)’ 등도 주목된다.

특히 ‘필묵생애독선신(筆墨生涯k獨善身.서예가의 삶은 몸가짐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 작품은 그의 생활철학과 서예관을 은연중에 연상시키며 관람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을 전망이다.

“잠시 실의도 있고 자그마한 영예도 있었습니다. 붓은 내게 희망이며 위안입니다. 지난 세월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그것은 제 그릇됨의 크고 작음 문제일 뿐 결코 후회는 없습니다.”

한국서예협회 제주도지회장과 제주도 서예문인화총연합회의 공동회장 등을 맡고 있는 그다.

문의 016-680-8617.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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