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 풀어내는 인간 심리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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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당신의 뇌가 하는 일' 등 출간
각각 다른 분야에서 뇌과학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들여다본 책이 나란히 나왔다.

'사랑할 때 당신의 뇌가 하는 일'(크리에이트 펴냄)은 뇌과학을 통해 사랑과 섹스를 탐구한 책이다.

미국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임상 신경학자인 대니얼 G. 에이멘은 300쌍 이상 커플의 뇌를 대상으로 16년간 연구를 통해 뇌의 건강과 성적 행동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저자는 'SPECT'라는 뇌 스캔 기술을 통해 3만5천 건이 넘는 뇌 스캔 영상을 분석한 결과 뇌가 남녀의 사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뇌의 메커니즘을 아는 것이 남녀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고 설명한다.

'뇌가 우리의 몸에서 가장 큰 성기'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성(性)이라면 생식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누가 매력적이고 누구랑 데이트를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뇌이고 오르가슴의 근원도 역시 뇌라고 이야기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변연계라는 부분이다.

매력적인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을 예로 들어보자. 매력적인 상대를 보는 순간 뇌의 시각 영역이 활성화되고 뇌의 많은 부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아름다운 여성은 남성의 변연계에 감정의 불을 지피지만 변연계가 불꽃을 튀기는 동안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은 무주공산이 되어 남성은 머리가 텅 빈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하이힐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공짜 술을 나눠주는 것 역시 같은 메커니즘을 이용한 것으로 전전두엽이 마비된 남성들을 상대로 카지노는 돈을 거둬들인다.

이별을 경험할 때 심리상태 역시 뇌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뇌 속 변연계에 깃든다. 변연계에 가득 차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건넬 수 없는 상황은 변연계를 과도한 활성상태로 만들고, 변연계의 과도한 활성은 세로토닌 저하를 가져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강박감에 사로잡히며 식욕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섹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설명 가능하다. 흔히 남성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테스토스테론은 섹스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뇌의 영역을 강화하는데 이 영역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크다. 또 사춘기 소년들이 유독 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이 시기 소년들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소녀들보다 20배나 많아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저자는 "뇌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면 다정한 관계와 멋진 성생활을 누릴 수 있는 커진다"라며 뇌 건강을 위한 여러 지침도 함께 제시한다. 원제 'SEX ON THE BRAIN'. 김승환 옮김. 284쪽. 1만2천원.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흐름출판 펴냄)는 뇌과학을 통해 소비자의 사고방식과 행동구조 읽기를 시도하는 책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독일 경제학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우리가 믿고 있거나 의식적으로 체험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광범위하게 소비태도와 구매 태도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하며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라고 불리는 신경경제학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사랑과 섹스에 중요한 역할을 한 변연계가 구매욕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변연계 속에서는 균형시스템과 자극시스템, 지배시스템이라는 '빅3' 감정시스템이 작동한다.

뇌 속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은 균형시스템으로 이는 안전함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반면 자극시스템은 새로운 것, 짜릿함을 향한 욕구를, 지배시스템은 권력이나 우월하고 싶은 욕구와 관계가 있다.

진열장에 전시된 멋진 시계를 사고 싶어하는 남성을 생각해보자. 손으로 직접 제작됐고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고급 악어가죽 줄로 장식된 시계를 본 남성의 마음속에는 '이 시계를 사면 사람들이 부러워할 테고 네가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란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460만원이란 가격을 듣는 순간 마음 한구석에서는 통장 잔고와 갚아야 할 대출금이 떠오르지만 결국 남성은 결국 시계를 구입한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남성은 일주일간 인터넷을 뒤지다가 다른 가게에서 560만원에 똑같은 시계를 팔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자신이 시계를 잘 샀다고 생각한다.

이 남성이 시계를 구매하는 과정에는 앞서 말한 빅3 감정시스템이 모두 작동한다. 시계를 사고 싶어하고 시계를 사면 남들이 부러워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자극ㆍ지배시스템이 활성화된 덕분이다. 하지만 시계 가격을 듣는 순간 균형시스템 역시 작동하기 시작한다. 결국 자극과 지배시스템이 승리했지만 남성이 이후에도 계속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순간순간 균형시스템이 다시 작동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처럼 소비자의 의식이 아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 과정이 인간 소비행동의 70-80%를 차지한다고 주장하며 뇌 시스템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원제 'Brain View'. 배진아 옮김. 이인식 감수. 360쪽. 1만5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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