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대 후반, 경상수지 15억 달러 흑자∼10억 달러 적자
KDI “재정정책위한 추경 편성, 금리 인하 필요”

국책연구기관과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 초반으로 대폭 하향 조정함에 따라 정부의 거시정책기조 조기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10일 발표한 '2003년 1.4분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은 수출과 건설투자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비 증가세 둔화와 설비투자 부진, 이라크전쟁 지연, 북핵 문제 악화 등으로 지난해 12월의 5.3%에서 4.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지난해의 2.7%에 비해 높아진 3.8%에 이르고 곡물 이외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의 3.0%보다 높은 3.3%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지난해의 3.1%보다 상승한 3.4%,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원유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의 61억달러보다 축소된 15억달러 내외로 전망됐다.

한국은행도 이날 지난해 12월 발표했던 올해 경제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을 당초 5.7%에서 4.1%로 낮추고, 경상수지는 20억∼30억 달러 흑자에서 10억달러 적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에서 3.9%로 각각 수정했다.

한은은 소비와 투자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민간소비 증가가 당초 연간 5.3%에서 2.3%, 설비투자 증가율이 10.4%에서 3.3%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1분기 4.1%, 2분기 3.9% 등 상반기에 4%에 이를 것이지만 하반기엔 3.8%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1분기중 14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겠지만 하반기에 다소 개선돼 연간 적자폭이 1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는 경기상황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 현재의 재정정책 기조를 중립 또는 소폭의 확장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정정책을 중립 기조로 전환하려면 GDP의 0.4%인 2조∼3조 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DI는 "재정수입은 외환위기 이후 크게 증가돼온 상태이므로 법인세율 인하 등 다양한 조세수입 적정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법인세율 1%포인트 인하는 연간세수를 7000억∼8000억 원 감소시키지만 중기적으로 재정지출 효율화를 통해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와 관련해서는 주식시장 침체와 채권시장 동요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돼 있어 단기금리를 내려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하강에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SK글로벌 부실에 대한 손실 부담은 법적 책임이 있는 주주와 채권자, 경영진 등에게 최대한 귀속시켜 다른 기업으로 부실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이들 책임자에게는 법적 책임을 물어 내.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