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베이니 가족의 비극적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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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캐럴 오츠 '멀베이니 가족'
성공한 사업가인 유쾌한 아버지, 밝고 인자한 어머니, 미남 미식축구선수인 장남, 똑똑하고 냉소적인 둘째 아들, 천사처럼 예쁘고 착한 딸, 귀염둥이 막내아들.

1970년대 중반 미국 북동부의 어느 소도시에 살고 있는 멀베이니 가족은 그야말로 동화 속에서 막 빠져나온 듯한 이상적인 모습의 가족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딸 매리언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 이 아름다운 가족의 일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시즌이 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미국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장편소설 '멀베이니 가족'(창비 펴냄)은 이렇게 한 사건으로 인해 거센 파도에 직면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파란만장하게 펼쳐낸 소설이다.

행복했던 멀베이니 가족이 흩어졌다가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 상처입은 모습으로 재회하는 과정을 막내아들 저드의 시선으로 전해준다.

매리언의 성폭행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마이클은 지역 유지인 가해자 가족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다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매리언 역시 고통과 자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 결국 가족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점차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명문대에 진학했던 패트릭마저 매리언의 복수를 결심했다 종적을 감춰버리고 만다.

소설은 가족이 아무런 과실도 없이 망가지는 과정을 흡인력 넘치는 문체로 설득력 있게 그려나간다.

뛰어난 이야기꾼인 오츠가 들려주는 멀베이니 가족의 이야기는 구성원의 상처로 인해 함께 고통받은 적이 있고, 동시에 가족의 상처를 100% 나누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린 적이 있는 보통 독자들이라면 모두에게 울림이 남을 이야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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