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으로 띄운 제주미래비전
‘~수준’으로 띄운 제주미래비전
  • 제주신보
  • 승인 2008.12.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가 그제 2030년 제주의 모습을 그리는 ‘제주미래비전과 전략(안)’을 내놓았다.

제주도의 장기 비전을 담고 있는 이 미래비전의 목표와 전략은 오는 2030년에 “국내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고 기업하기 좋으면서, 도민 모두가 선진국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린다”는 등의 장밋빛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20~30년을 내다보는 미래비전을 한두 가지씩 마련해 두고 있다는 점을 비춰보면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과 재원(財源) 조달방안 등을 생각하면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비전은 ‘(비전대로 되면) 도민들의 삶의 질이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 삶의 질 순위로 상위 10%의 행복수준을 실현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경로를 통해 그렇게 될 지에 대해서는 모호하다.

목표연도까지 연평균 5%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판에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살릴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은 들어 있지 않다.

관(官)보다 민간부문을 활성화해 민자유치에 나서고, 재원을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런 실제적인 전략들은 보이지 않는다.

비전의 목표점도 문제다. 계량화된 지표는 없고 대개가 ‘ ~ 수준’으로 한다는 식이다.

‘도민의 행복한 섬’을 위해 ‘OECD선진국 수준’의 복지사회구현, ‘전국 최고 수준’의 장애인 복지 확보, ‘의료서비스 OECD선진국 수준’ 확대, ‘룩셈부르크 및 싱가포르 수준’의 안전도시, ‘북유럽 수준’의 청정환경 유지 등이다.

‘기업이 행복한 섬’을 위해서도 목표점을 경제자유지수 ‘세계 5위 수준’이라고 역시 ‘수준’을 내걸었다.

하나 같이 논쟁거리가 될 내용들이다. 그러니 선거용으로 내놓은 그림이 아니냐는 의심도 살만하다.

지금 이런 식으로 탁상에 앉아 그림을 그려 봐야 노무현 정부의 2030비전처럼 곧 휴지가 되기 십상이다. 새로운 것을 찾는 것도 좋지만,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워 도민의 신뢰를 얻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