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소(一笑) 일소(日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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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들었던 얘기다.

어느 여인숙에 중년의 신사가 들었다. 그는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여인숙이 별로 깨끗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주인을 불러 빈정거리듯 한마디 했다.

“이런 돼지우리 같은 곳에서 하룻밤 묵어가는데 얼마요?”

그러자 주인은 얼굴이 시벌개진 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주인은 곧 평정을 되찾고선 차분하게 답했다.

“하룻밤 묵어가는데 한 마리면 1만원이고 두 마리면 2만원 되겠는데요”

중년의 신사는 돼지우리 같은 여인숙에서 영락없이 돼지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분위기를 일순간에 반전시키는 주인의 탁월한 유머감각이 놀랍다.

▲최근에 읽었던 맹구 유머도 한 편 인용해본다.

<초등학교에서 한문시험을 치렀다. 아이들은 마지막 문제가 어려웠다고 투덜거렸다. 마지막 문제는 ‘우정이 돈독하여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사이를 4자성어로 무엇인가’ 였다. 아이들은 막역지우(莫逆之友), 관포지교(管鮑之交), 죽마고우(竹馬故友) 라는 등 제각각 자신의 답안이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을 바라보던 맹구의 입가엔 뜻 모를 미소가 번졌다. 이어 맹구가 답했다. “다 틀렸어, 정답은 불알친구야”>

비록 유치한 유머 갖지만 함께 웃는 행복의 극치를 만끽하게 해준다.

세상의 법칙이 다 그렇듯이 단순하고 유치한 것에 묘미가 있다.

단순한 유머라 할지라도 이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긍정적 엔도르핀이 마구 생겨난다고 한다.

▲유머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

우리 옛말에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로일로(一怒一老)’라 했다.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게 된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석학 대니얼 펑크는 “21세기에는 유머가 진정한 파워다”라고 갈파했다.

하버드대 인재들의 성공 바탕에는 유머가 들어있다고 한다.

기업들은 유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고,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으로 유머감각을 꼽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웃으면 복이 온다’에서 ‘웃어야 산다’는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소(一笑)’ ‘일소(日少)’인 시대다.

한번 웃으면 하루가 젊어진다는 의미다.

새해 들어 본격 업무가 시작되는 날, 유머로 희망의 새 아침을 열어본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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