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 끝에 맨손으로 강도 붙잡은 환경미화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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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용감한 시민상 수여하기로

달아나는 강도를 환경미화원들이 격투 끝에 맨손으로 붙잡아 주위에 귀감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1시께 설 명절을 쇠기 위해 모두가 곤히 잠든 시간 제주시 노형동의 한 주택가. 마모씨(31)는 원룸에 침입해 A여인(38)의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114만원이 든 지갑을 빼앗았다.

“도둑이야”라는 비명을 들은 노형동사무소 환경미화원 김규완(52)씨는 집에서 뛰쳐나오는 강도를 막아섰다. 강도는 김씨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몸싸움을 벌이다 바로 도주했다.

이를 본 미화원 박대영씨(42)는 강도를 쫓아가 다시 붙잡았다.

그러나 강도는 격렬히 반항하기 시작했다. 이에 청소차량 기사 강창훈씨(37)까지 합세해 마씨의 신발을 벗기고 허리띠를 풀어 손을 묶은 후에야 제압할 수 있었다.

▲ 강도를 격투 끝에 붙잡은 환경미화원들이 28일 사건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영.김규완.강창훈씨.

격투를 벌이다 어깨를 다친 김씨는 “주위가 어두워서 강도가 던진 것이 흉기인 줄 알고 놀랐으나 나중에 보니 훔친 지갑 이었다”며 “끝까지 쫓아가 검거한 박씨가 큰일을 해냈다”며 박씨에게 공을 돌렸다.

이에 박씨는 “당시 긴박하게 도움을 요청한 소리를 들었다면 누구라도 나서서 강도를 잡으려 했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얼굴에 멍이 들고 눈이 크게 부은 상태에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 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용감한 환경미화원들은 지난 25일 오후 10시부터 명절 당일인 오전 5시까지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밤샘 특별근무를 하다 강도를 붙잡았는데, 사건을 해결한 후에도 새벽까지 일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져 노형동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사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8일 강도행각을 벌인 마씨를 구속하는 한편, 위협을 무릅쓰고 시민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 환경미화원 3명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좌동철 기자>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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