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 첫 패배…재도약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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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류호'의 출발이 불안하다.

거스 히딩크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16일 올초 취임 후 2번째 상대인 일본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첫 승을 노렸지만 공수 난조로 인해 0-1의 뼈아픈 패배를 안고 말았다.

지난달 29일 콜롬비아와의 데뷔전에서 파상 공세를 펼치고도 득점 없이 비겼던 한국은 이날 슈팅수 14-5에서 드러나듯 시종 주도권을 쥐고도 번번이 마무리 난조에 발목이 잡혀 패배의 쓴잔을 들이켜야했다.

패인으로는 일단 세 가지가 꼽히고 있다.

골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 그리고 한.일전이 주는 심적 부담감이 그것.

우선 문전에서 잡은 결정적 기회를 골로 연결짓지 못하는 답답함은 일본전을 통해서 코엘류 감독이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슈팅수에서 무려 3배 가까이 차이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골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무기력함을 되풀이했다.

이천수와 최태욱의 스피드 넘친 측면 돌파까진 좋았지만 문전으로 이어지는 센터링의 정확도가 떨어져 전반적인 리듬이 끊어졌고, 안정환은 지나치게 볼을 끌다 기회를 놓치는 옛 버릇을 보여 공격 콤비네이션에 지장을 초래했다.

코엘류 감독은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수비시 볼을 따낸 뒤 한번에 사이드어태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잇는 기습 패턴을 살리도록 주문했지만 이는 공격진 간의 호흡난조로 인해 되레 후반 막판 체력을 급격히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선수들에게 조직력보다 개인기를 요구, 경기장을 넓게 쓰는 코엘류 감독의 스타일도 `킬러 부재'와 맞물려 난조를 부채질했다.

한.일전이란 비중 있는 경기에 아직 적응이 안 된 포백 수비시스템을 고집한 것도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빠져있던 박충균과 올림픽대표인 조병국에게 포백을 이뤄 일본의 정교한 패스워크를 묶도록 주전의 중책을 맡긴 것은 감독 스스로 화를 불렀다는 비판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코엘류 감독이 내세운 `원톱' 공격시스템은 이를 제대로 소화해낼 적임자가 없다"면서 "특히 포백시스템도 스리백에 익숙한 우리 선수들에게, 그것도 한.일전에서 요구한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는 코엘류가 전임 감독 히딩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제 코엘류 감독은 단 2경기만 치렀고, 더구나 소집 훈련부터 일부 구단이 선수 차출에 응하지 않아 이틀 만에 손발을 맞추고 나왔을 뿐이다.

코엘류 감독이 한국축구를 정확히 파악,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된 그림을 국내 팬들 앞에 내놓을 수 있도록 관계자 모두가 더욱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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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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