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대, 박물관에서 제주미래의 희망 발견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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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손명조 국립제주박물관장-한종훈 제주도박물관협의회장 대담

올해 한국 박물관 100주년, 당연 ‘박물관 천국’ 제주도가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연구, 집필하는 박물관은 문화의 결정체로서 그만큼 사회적 역할도 막중하다.

특히 제주의 경우 관광과도 직결돼 박물관의 잠재력은 무궁하다. 제주일보는 ‘박물관 천국’을 매주 1회 연재한다. 소중한 문화유산과 희귀 유물, 사연이 깃든 전시품을 꼼꼼 발굴해 소개한다.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손명조 국립제주박물관장과 한종훈 제주도박물관협의회장(아프리카박물관장)을 만났다. 정부의 박물관정책을 지역에 매개 집행하는 한 축의 수장과 도내 박물관 협의체의 대표자에게서 제주 박물관의 과거와 현재를 듣고 문제점을 짚고 미래를 모색했다.

 

▲ 한종훈 제주도박물관협의회장(왼쪽)과 손명조 국립제주박물관장이 제주박물관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물관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드높일 계기입니다.” 둘은 ‘박물관 잔치의 해’를 맞아 박물관에서 문화시대 희망을 발견하고 예술도시로 개발할 방향을 설정할 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관장은 “박물관은 지식의 샘이고 지혜의 보고”라며 “세계자연유산의 외적 메리트에 박물관의 감동과 흥미란 내적 매력이 결합될 때 제주는 최고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관장은 “박물관은 도시의 품격을 가늠하는 잣대”라며 “한국의 경우 6.25동란 등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치고도 이만큼 번영하는데 박물관이 정신적 지지대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또 해외여행에 앞서 도시의 박물관부터 체크하듯 거꾸로 외국관광객이 방문을 고대하는 박물관을 우리도 가꿔야 한다며 도민, 박물관, 행정이 합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곧 둘의 시선은 제주로 집중됐다. 제주특유의 전통문화야말로 박물관 활성화의 최적조건이란 지적이었다. 손 관장은 해녀박물관 돌문화공원 등 제주상징을 특화한 박물관의 경쟁력이 크다며 같은 맥락에서 국립제주박물관은 해양문화 전문박물관화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물관들의 콘텐츠 부실, ‘영구전시’, 전문성 부족 등에 대한 냉정한 내부비판이었다.

“많은 박물관이 사실 죽어있다. ‘한번 가봤다’는 한마디로 끝이다. 박물관은 유물 전시에 그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기획전을 열고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때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엔 어떤 체험하고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을까란 궁금증을 끊임없이 유발할 때라야 ‘살아있는 박물관’이 된다”고, 둘은 한목소리로 웅변했다.

이때 에피소드도 튀어나왔다. 2년 전께 갓 취임한 손 관장이 탑승한 택시기사에게서 ‘박물관요? 그런 데 뭐 하러 갑니까? 볼 것도 없는데’란 비아냥조에 충격 받았다고. 이후 국립제주박물관이 끊임없이 시민과 소통에 주력해 인지도와 이해도를 제고한 결실과 무관치 않다.

근본적인 박물관 인프라의 미흡도 거론됐다. 손 관장은 사회교육체험의 장이란 박물관의 역할을 고려할 때 제주는 인적자원이 크게 부족하다며 인력양성 시스템의 부재를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도내 상당수 박물관의 핵심인력은 외지인들로 그들이 과연 제주문화를 토박이만큼 이해할 수 있냐고 반문 후 문화유산학교나 대학에 관련 학과 개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물관의 사회적 위상도 문제시됐다. 이때 행정비판도 곁들여졌다.

둘은 “관광은 제주미래 아니냐. 정부와 제주도가 제주를 홍보하는 이유다. 박물관들은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볼거리를 제공, 관광객을 유인하고 제주를 알리고 있다. 박물관이 국가와 지방정부의 공무를 거들어주는 셈이다. 그런데 사회시선은 박물관을 단순 ‘사업’ ‘장사’로만 본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제주에선 박물관이 행정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모양새라며 박물관장 직급이 공개되고 행정구조상 서열이 매겨져 한직으로 인식되는 관행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100년 후 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둘은 관광패턴 변화와 물려 사람들이 접하지 못한 일련의 체험 교육을 만끽하는 일상공간화 할 거라고, 박물관의 미래를 예측했다. “박물관 집중도도 높아져 분명 제주관광을 주도하는 확고부동의 매력 인자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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