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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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퇴근해서 집에 돌아가면 반갑게 맞아주던 큰딸애가 요즘은 저녁에 얼굴 보기가 힘들다.

중학교 1학년이 된 요즘은 밤 11시가 돼서야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곧장 학원으로 가서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등의 과외를 받는다는 게다.

딸애가 열심히 공부하니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안쓰러움과 찹찹함이 먼저 앞선다.

이제 중1밖에 안 된 어린애를 벌써부터 이렇게 내몰아야만 하는가 하는 마음에서다.

집사람은 지금부터 하지 않으면 나중엔 따라가지 못해 낙오되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지금 시작하는 것도 늦은 거라고 말한다.

집사람의 의견이 개인적인 것이라면 어떻게 바꿔 보려고도 하겠지만, 따지고 보면 자녀를 둔 이 나라 모든 어머니들의 공통된 생각이기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중.고교생과 학부모, 교사 등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학생의 84.8%가 학원을 다니고 있거나 다닌 경험이 있다는 게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학원을 학교처럼 또 다니는 셈이다.

더구나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학교 교사들조차도 절반이 넘게 학원 공부가 학교 성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고교 입학이나 대입 수능에도 효과가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학원 공부가 학교 성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학생 70.3%, 학부모 59.6%, 교사 43.9%가 효과가 있다고 했고, 고교 입학이나 대입 수능에는 학생 64.7%, 학부모 55.2%, 교사 54.9%가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하나 학원교육을 받아야만 뒤떨어지지 않고 보다 고액의 개인과외수업을 많이 받아야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분명 이 나라 교육제도는 잘못됐다고 하겠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만 매달려 정상적인 가정생활교육이나 여가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이들이 과연 제대로 사회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학원으로 달려가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학원 과외 때문에 시간을 빼앗겨 다른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과외란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상업고를 나왔지만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이 나라 대통령도 됐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유스러운 환경 속에서 공부할 때 공부하고 놀 때 놀 수 있는 교육제도가 마련되도록 대통령이 발벗고 나섰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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