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친환경농산물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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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는 19세기가 되면 식량 문제 때문에 세계 인구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인구는 맬서스가 예언할 때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는 사람도 일부 아프리카 국민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바로 지난 100년간 개발된 과학기술 덕분이다. 비료가 개발되고 농약이 개발되고 수확량이 많은 종자가 개발된 덕분이다. 그래서 비료와 농약은 현재까지 발명된 기술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에 속한다. 만약 비료와 농약이 없었다면 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을 것이다.

과다하게 사용한 비료가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비료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지만, 비료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주어 기르면 맛도 없어지고 저장성도 없어진다는 사실들도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의약품이 병든 사람을 치료하듯이 농약도 병든 농산물을 치료하는 약이다. 이 농약이 농산물의 수확량을 높이고 굶어 죽는 사람의 수를 줄였다는 데 대해 이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해충에게 나쁘듯이 사람에게도 나쁘다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기 시작하였다.
과거 농산물은 소비자들이 포만감 있게 먹고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 소비자들은 맛없고 농약을 사용한 딸기 10상자보다 맛있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딸기 1상자를 좋아한다.

외국에서 유기농산물의 비중은 크지 않다. 유기농산물의 선두주자인 이탈리아는 2000년도 유기농 농경지가 약 100만㏊이다. 미국, 독일, 영국도 50만㏊ 이상의 면적에서 유기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총재배면적에 대한 유기농산물 재배면적이 가장 큰 나라는 오스트리아로 10%에 달한다.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등도 전체 농지의 5% 이상이 유기농 농지다. 전체 시장에서 유기농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지만, 전체 소비자의 약 58%가 유기농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어 2006년 이내에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신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친환경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아직은 크지 않다. 면적은 약 2만8000㏊이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000억원 정도였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은 전체 농산물의 0.2%로 저조하지만 정부에서는 2010년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 농업의 대표적인 예가 오리농법, 우렁이농법, 키토산농법 등으로 생산한 쌀이다. 1999년도에는 1700㏊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만1000㏊로 6배 이상 많아졌다. 초기에는 유통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아 제대로 가격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땀흘린 만큼의 대가는 받는다.

제주도는 친환경농업의 적지이다. 소비자들은 제주의 맑은 물과 산과 공기를 잘 알고 있다. 우리 농민은 몇 년째 감귤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남들처럼 많이 생산해서는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사서 먹고 싶어하는 농산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구도 크다.

세계를 주름잡는 노트북 제조회사는 노트북을 디자인할 때 컴퓨터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이용하지 않는다. 노트북을 구입해서 단순히 컴퓨터를 켜고 사용만 하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정부와 제주도는 이미 친환경농업 직접지불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소비자도 안전 농산물을 원하고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는 사업가 기질을 가진 농민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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