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서울 도심 아파트에 사는 외국인의 말이어서 전국의 어린이 등.하교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의 어린이 보호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곱씹어보게 하는 말이다.
아마도 이 외국인은 두 가지 면에서 어린이들만의 등.하교가 걱정됐던 모양이다. 먼저, 차량이 홍수를 이룬 도심 길가를 어린이 홀로 걷게 하는 게 위험하고, 둘째 혹시 있을지 모를 유괴의 우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어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서울 도심지 학부모나 지방도시에 사는 학부모 모두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다만,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 그 실재화 비율이 서울 등 대도시 어린이들일수록 높다는 게 다소 다를 뿐이다.
지금도 어린이 교통사고와 놀이터 등지의 안전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학교 길 교통사고에서부터 놀이터 및 물놀이 안전사고 등 이런저런 사고로 숨지거나 다치는 어린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앞 교통사고와 놀이터 놀이기구의 안전시설 미비 또는 노후화로 인해 어린들이 놀다가 숨지고, 중.경상을 입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어린이보호지역과 놀이터의 안전도 허술한데 도로 등 다른 곳의 안전사고 위험인들 오죽하겠는가.
“어린이 안전사고를 매년 10%씩 낮춰 2007년까지 현재의 반으로 줄이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어린이날 ‘어린이 안전 원년’ 선포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5년 후 어린이 안전사고를 지금의 반으로 줄여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상응한 수준이 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각종 사고에 노출된 우리 어린이들의 위험요인이 그만큼 해소될 수 있게 된다니 다행이다.
교통안전시설이 더 잘된 선진국 어린이들도 등.하교시 학부모 또는 통학버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학교.보육시설 및 청소년수련시설 등의 철저한 관리만으로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역시 문제는 모든 어른들의 관심이다. 정부와 교육당국, 지자체는 물론 운전자 등 전시민이 어린이 보호의식 강화를 전제로 한 ‘안전 실천’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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