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스토리텔링 대상작 펴낸 한진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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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상상력과 능동적인 창작력으로 제주신화 세계에 알릴 것

“섬을 창조한 거대 여신 설문대할망을 비롯해 제주의 1만8000여 신을 이야기로 풀어내면 반지의 제왕과 같은 대작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죠.”

지난해 12월 ‘전국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영화 시나리오 ‘산호수 이야기’를 출품해 대상을 받은 한진오(40)씨.

그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겁게 창작한 ‘산호수 이야기’는 신의 고향 탐모라에서 환란을 일으킨 외래신 ‘호구대별상’에 맞서 싸우는 토착신 ‘수모루’의 모험담을 현실과 신화를 오가며 생생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안덕 사계리 전설인 ‘산호해녀’와 신화 ‘마누라(마마신) 본풀이’를 토대로 새롭게 창조한 산호수 이야기가 세계적인 영화로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스토리텔링이 지나친 상업화로 일시적인 이익을 쫓아 저급 영화로 제작되거나 졸작 콘텐츠로 추락하는 것을 경계했다.

최근 스토리텔링이 붐이다. Story(이야기)와 Telling(전달하기)의 합성어인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하기’인데 특정한 무언가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그는 스토리텔링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반지의 제왕’에 대해 고대 켈트신화와 바이킹 후손인 노르만족 등 북유럽 전설을 토대로 환상의 세계를 그려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지의 제왕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영상→캐릭터→관광 등 연쇄효과를 일으켰고 2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뉴질랜드를 먹여 살린다’는 얘기나 나올 정도다.

서양에서 오랫동안 전해오던 마법사이야기는 조앤 캐슬린 롤링의 손을 거쳐 ‘해리포터시리즈’가 나왔는데 해리포터가 소설.영화.캐럭터로 10년 간 창출한 부가가치는 300조원에 이르고 있다.

“1만8000의 신이 살고 있는 제주의 스토리텔링이 성공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고 보편적이어야 합니다. 한국의 특수성이나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세계인들이 거부하기 쉽다”며 우경화된 사고를 주의해야 한다고 그는 당부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으로 제주의 신이 다시 깨어나기 위해선 먼저 ‘제주의 것’을 버리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재창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량부 삼성(三性)신화도 개국신화로 신성화하기보다 신들에게 여러 인격을 부여해 고민과 갈등을 하게 만들고 새로운 줄거리와 모티브를 만들어야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제출한 ‘산호수 이야기’가 관객 1000만명을 끌어 모은 영화 ‘실미도’작가인 김희재씨나 제주출신 유명감독 양윤호씨를 처음엔 당황하게 만든 것은 영화 시나리오 틀과 형식을 벗어났기 때문.

그러나 그의 무한한 상상력이 대단하다며 전국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그는 원래 시나리오 작가가 아니었다. 대학시절부터 15년간 사물놀이, 풍물, 마당극 등 민속연희를 연출해 왔으며 현재는 제주대 대학원 한국학협동과정에서 민속학을 전공하고 있다.

학생시절 백일장 대회에 나가면 상을 휩쓴 그는 제주의 무속과 신화를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축척해 왔다.

집안 형편으로 상급학교를 진학하는 것도 어려웠던 힘든 시기를 보낸 그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대상작 ‘산호수 이야기’를 소설로 펴내기 위해 부지런히 원고를 다듬고 있으며 제주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스토리텔링 대작이 나올 수 있도록 상상력을 멈추지 않고 능동적인 창작을 갈망하고 있다.
<좌동철 기자>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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