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카지노산업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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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상과 더불어 내기(승부-게임)는 인간에게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어 왔으며 사회의 발전과정을 따라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형태적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기는 이기고 지는, 즉 승(勝)과 패(敗)로 갈리는 이분법적인 결과를 항상 낳고 이에 따른 분쟁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제3자, 즉 제도의 개입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에 따른 필요한 규정을 마련하고 일정한 장소에서만 내기 행위를 제한한 것이 카지노가 생겨나게 된 이유다.

카지노업은 유럽에서 17세기 시작돼 발전돼 오다가 신대륙 발견으로 유럽의 이주자들과 함께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오게 되었고 경제 대공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1930년대부터 미국에 본격적인 상업 카지노 시대가 열리게 되고 오늘날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카지노를 도입하고 있으며 도박의 개념이 아닌 하나의 관광위락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처음으로 합법화된 카지노가 인천에서 문을 연 것을 계기로 그 다음해 서울에서 그리고 몇 년 후 속리산, 제주, 경주 등 점차적으로 1개 도에 하나의 카지노 형태를 유지하면서 나름대로 고용 증대와 세수를 통한 지방경제 활성화, 외화 획득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러다 1990년부터 불과 1년 새 제주도에 6개 카지노를 허가해 주면서 1990년대 중반에는 무려 8개 카지노가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입안 당시에는 제주도를 관광특별지구로 만들어 다른 지방의 모든 카지노를 점진적으로 제주도로 옮기고 경쟁력 있는 관광지로 개발하고자 하는 야심 찬 계획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무계획적이고 비전문적인 카지노 정책이 낳은 시행착오가 오늘의 부실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도내 거의 모든 특1급 관광호텔에는 카지노가 영업 중이며 그 전체 종사원 수만도 2000여 명에 달하고 부양가족을 합치면 4, 5000여 명의 생존에 관한 사안이며 카지노의 부실이 하나의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 지역에서 카지노가 활성화돼 튼튼한 지역경제의 역군으로 다시 날 수 있겠는가?

첫째,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일본쪽으로 편향된 시장에서 이제 동남아, 중국쪽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지금은 사스의 영향으로 중국시장의 침체가 얼마나 계속될지가 미지수이긴 하나 결국 중국은 우리에게 엄청난 시장임에 틀림없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게임과 숙달되고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 않는 요원, 그리고 문화적인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 등 다가오는 중국 관광객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작년 월드컵 경기 중 중국의 경기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기로 결정된 후 필자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한 대책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이 회의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식사 문제를 토론하는 과정에서 중국인은 삼계탕을 좋아하니 삼계탕집을 투숙 호텔에 유치하자는 어느 고위 관계자의 말을 듣고 실소를 한 기억이 난다. 중국인들이 삼계탕을 좋아하긴 하나 아침, 점심, 저녁으로 모두 삼계탕만 먹겠는가.

둘째, 고비용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앞서 지적한 것을 카지노산업 활성화를 위한 외적 요소라고 본다면 고비용 구조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는 산업 내적인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도 총매출(카지노에서 게임으로 이긴 금액) 규모가 984억7000만원이고 적자가 157억9000만원이라면 비용으로 지불한 돈이 1142억6000만원이라는 말인데, 이는 카지노 고객 유치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그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재고가 남는 제조업도 아니고 승객이 없어도 할 수 없이 운행하는 노선 버스도 아닌 카지노업 즉 이윤의 실체가 거래가 아닌 게임이라는, 고정비용 비율이 아주 낮은 특수서비스업에서 비용의 구조 개선은 무엇보다 먼저 이뤄져야 할 문제점임을 지적하고 싶다.

철저한 시장논리대로라면 적자 운영을 하고 구조가 잘못된 카지노는 퇴출되고 영업실적이 좋고 회계구조가 튼튼한 카지노만 살아남아 효율적인 마케팅과 합리적인 경영으로 탄탄대로를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카지노산업이 가진 공익성을 고려할 때 도내 모든 카지노가 경영 합리화와 시장 다변화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카지노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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