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4개 코스 비경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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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분홍 철쭉에 취하여라”

만세동산 철쭉 흐드러지고
영실기암·왕관릉 등 비경
최근 백록담 만수로 진풍경


영화 제목처럼 봄날이 가고 있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 계절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봄이 짧다.

그래도 산야는 여전히 계절의 여왕 5월답다. 한라산에는 ‘분홍빛’ 봄이 한껏 달아올랐다. 뜨거운 5월의 태양 아래 산철쭉이 화려한 잔치를 벌이고 있다.

한라산연구소에 근무하는 신용만씨는 “윗세오름 주변의 산철쭉은 다음달 5일부터 10일까지 만개해 등반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철쭉 구경은 어리목과 영실 코스가 낫다.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는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어리목코스
어리목 계곡을 넘어 해발 1400고지까지 숲지대가 이어지는 싱그러운 신록의 등반로다.

1시간쯤 올라 1300고지에 이르면 큰 가지가 다섯 갈래로 뻗은 우람한 나무가 눈길을 끈다. 수령이 500년 이상 된 ‘송덕수’란 이름의 물참나무다.

여기서 10여 분을 더 올라가 숲지대를 벗어나면 사제비동산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사제비 약수로 잠시 목을 축이고 만세동산으로 이어지는 들길에 들어서면 올망졸망한 오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600고지 만세동산 주변의 철쭉은 한창 물이 올랐다. 운이 좋으면 그 그림 같은 초원에 노루가 뛰어노는 천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영실코스
해발 1280고지에서 등반이 시작되는 가장 짧은 등산로다.

아름드리 적송지대와 사계절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면 돌계단의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힘겨운 발걸음을 쉬엄쉬엄 내딛다 1400고지에 이르면 시야가 확 뚫린다. 여기서 1600고지까지는 한라산에서 제1경으로 손꼽는 절경이 펼쳐진다.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 산방산, 형제섬, 사계 해안이 그림 같이 펼쳐지고 500여 개의 돌기둥(오백나한)이 하늘로 치솟아 있는 영실기암의 절경에 넋을 빼앗긴다.

구상나무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크게 심호흡한 뒤 숲을 벗어나면 신이 만들어 놓은 산속 정원이 눈앞에 다가온다. ‘한라산의 봄’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하는 선작지왓이다. 붉은 진달래꽃이 지나간 그 자리엔 진분홍 산철쭉이 꽃물결을 이뤄 거대한 산상화원을 꾸미고 있다.

▲성판악코스
서어나무 등 활엽수가 우거진 숲속길이 초입부터 계속 이어지는 등반로다.

1시간20분 정도 걸어 ‘속밭’이라 불리는 넓은 초원에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쉬게 한 후 40분 정도 더 걸어가면 왼쪽에서 사라악을 만난다.

숲길 등반로 주변엔 가막살나무꽃, 덜꿩나무꽃, 층층나무꽃 등 아기자기한 꽃들이 짙푸른 녹음 사이로 피어나 아늑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다소 힘든 계단길을 올라 진달래밭 대피소에 이르면 군데군데 산철쭉도 피어 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약 1시간 거리. 1800고지까지 이어지는 한라산의 구상나무 최대 군락지를 벗어나 20여 분 올라가면 동릉 정상이다.

정상 분화구엔 최근 내린 비로 물이 많이 고여 있어 진풍경을 연출한다.

▲관음사코스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해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코스다.

1500고지까지 울창한 숲길이다. 숲길을 벗어나면 웅장한 삼각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삼각봉을 돌아 계곡을 내려가면 용진각 계곡을 만난다. 계곡에서 솟아나는 약수로 목을 축인 뒤 대피소 쪽으로 가다보면 사방에 70~80m 높이의 거암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신비한 비경을 선사한다.

계곡을 올라 철쭉이 군데군데 피어 있는 왕관릉 능선을 돌고 1시간30분쯤 더 걸어가면 백록담 동릉으로 이어진다.

정상에 올라서면 앞서 지나쳐온 삼각봉과 장구목의 웅장한 기세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제주시와 신제주 정경은 물론 날씨가 좋으면 서부두 방파제까지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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