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 대정읍 송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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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마라도가 손짓

산 위에 서면 바다와 섬이 펼쳐지고 가끔씩 갈매기 높이 나는 오름. 눈을 감으면 4.3 원혼들의 울음소리 서러운 절울이. 6월의 길목에서 저 제주도의 서남단, 가파도.마라도가 손짓하는 송악산으로 가보자.

거기에는 두어 차례 간헐적으로 불을 내뿜었던 분화구가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고, 나중에 터졌던 굼부리(분화구)엔 아직도 식지 않은 듯 붉은 화산재가 쌓여 있다. 해변 곳곳에 일제가 헤집어 놓은 상처를 하얀 포말이 보듬고, 섯알오름 원혼의 명복을 빌려는 듯 바위 틈 여기저기 부처손이 솟았다.

일주도로를 통해서든 서부관광도로를 통해서든 산방산으로 가서, 멀리 땅 끝에 나지막하게 주저앉은 송악산을 목표로 사계리 포구로 진입, 시원스레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해안을 끼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면 쉽게 오름 오르는 길을 찾을 수 있다. 높이는 104m에 지나지 않지만 화산체가 몇 개 중복돼 있어서 아기자기한 구조를 이룬다. 송악산은 주변의 산방산, 용머리, 단산 등의 기생화산체와 함께 지질.지형적 측면에서 제주도의 형성사를 밝히는 데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형제섬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다를 즐기다가 4.3 원혼의 명복도 빌어보고 점점 황폐해지는 오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보자. 그래서 마음이 답답해지면 저 멀리 산방산 너머로 보이는 한라산을 우러러 한번쯤은 환경 지킴이가 되겠다고 다짐할 일이다.

가이드 홈페이지 www.ormorm.com.
연락처 016-698-1948.

제주상고 교사·오름오름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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