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서부두 일대는 코소롱한 천연 맛
축산물공판장 부근은 신선한 맛
자리물회·성게국·몸국·전복죽은 ‘별미’

여행의 여러 가지 기쁨 가운데 으뜸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먹거리(먹을거리)를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모처럼 찾은 낯선 곳에서 음식까지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면 그 추억은 입속에도 생생히 남게 마련이다. 반대로 형편없는 음식을 먹었다면 여행 전체를 망치는 건 당연한 일.

31일 개막되는 제3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규모가 1만6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의 첫 번째 목표는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일 테지만 낯선 곳 제주에서의 색다른 추억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바라는 색다른 추억 중에는 다른 지방과 구별되는 토속적이고 독특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제는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특색 있는 지역문화를 알리는 전도사라는 믿음에, 제주가 있어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제주만이 가진 싱싱한 자연의 맛을 볼 수 있는 향토음식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은비늘 벗은 갈치.베지근한 고등어=갓 잡은 싱싱한 갈치의 은비닐을 벗기고 가시를 바른 채 상에 올리는 갈치회의 코소롱한(고소한) 맛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또 두툼하게 썬 신선한 고등어의 연하면서도 베지근한 맛(고기의 깊은 맛)도 일품이다.

제주시 탑동 서부두 일대에 즐비한 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어른 손바닥만하게 토막낸 갈치 조림이나 고등어 조림의 매운 그 맛도 일품.

이곳을 찾으면 그 흔한 원조 다툼도 없으니 어느 곳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만.

▲향토 미각의 선두주자 ‘자리물회’=늦봄부터 한여름까지 제주사람에게 가장 인기있는 음식이다. 입안에서 씹히는 연한 자리살의 쿠시룽함(구수함)은 제주를 대표하는 맛으로 부족함이 없다.

자리물회 외에도 작게 썰어 초장에 찍어 먹는 강회로도 감칠 맛이 있다.

최남단 마라도가 지척에 있는 모슬포항이나 범섬이 보이는 서귀포시 법환동과 한적한 포구가 인상적인 보목동을 찾는다면 빼어난 제주 바다의 풍광과 싱싱한 자연의 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진시황이 즐겼던 전복=전복은 조개류 중에서 값이 가장 비싼 것으로,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즐겨 먹었고 제주 전복은 그 명성이 자자해 임금에게 진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얇게 썬 전복을 참기름에 살짝 볶아 넣어 만든 전복죽은 체내 흡수율이 뛰어나 힘든 경기를 마친 어린 선수들의 원기 회복에도 그만.

또 게웃(전복내장)이 들어가 녹으며 푸리룽한(푸른) 빛깔을 띠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올인’ 드라마 세트로 유명한 성산포 지역의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횟집에 가면 싱싱한 전복으로 만든 이 죽을 먹을 수 있다. 또 이곳에서 파는 조개죽과 깅이죽(게죽)도 별미.

▲가장 신선한 육류는 여기에=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제맛의 비결은 신선함.
북제주군 애월읍 축산물공판장 인근에 자리한 식당가에서는 가장 신선한 고기를 가장 먼저 맛볼 수 있어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도 즐겨찾는 곳이다.

어린 선수들이 좋아할 갈비, 어른들이 즐길 만한 천엽과 곱창 등 한상 가득 나오는 모듬 메뉴는 보기만 해도 듬삭하다(푸짐하다).

그러나 이곳을 찾기 전에 반드시 길을 익히고 갈 것. 중산간 한적한 곳에 있어 무작정 나섰다가는 헤매기 십상.

▲몸국, 구살(성게)국=이 두 가지도 제주에서나 아니면 맛보기 힘든 음식.
몸은 해초류인 모자반을 일컫는 말로, 제주에서는 잔치나 상(喪)을 치를 때 돼지고기를 삶았던 국물에 넣어 ‘몸국’을 만들어 먹는다.

느끼함이 전혀 없어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어린이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성게는 지금이 제철로 미역과 함께 살짝 볶아 만든 ‘구살국’의 노란 빛깔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돈다. 구살국 역시 제주지방의 잔치 음식 가운데 한 가지.

제주음식에 관한 정보는 주요 관광지마다 있는 안내책자에 자세히 소개돼 있으며 제주도가 최근 발간한 ‘제주음식 길라잡이’를 참고하면 다양한 제주전통음식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의 제주도 보건위생과(710)2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