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마을 뜨는 동네 - (15) 구좌읍 하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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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문주란의 보금자리 別防

눈부시게 푸른 바다와 백사장, 시선을 사로잡는 뛰어난 절경의 해안도로, 해마다 수십 종의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트는 마을.
‘별방(別防)’이라 불리며 세를 과시했던 하도리.

예전에 비해 주민이 많이 줄어 이제는 800여 가구 2200여 명만 살지만 여전히 구좌읍의 중심 마을로 자리잡고 있다.

세화~종달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바다에 표류하듯 떠 있는 작은 섬이 눈에 들어온다.

토끼섬 국내 유일의 문주란 자생지

하도리 굴동 포구에서 50여 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토끼섬’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문주란 자생지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문주란은 매년 7~8월이 되면 3174㎡의 작은 섬을 하얗게 뒤덮어 장관을 연출하고 그 은은한 향기가 파도와 함께 해안까지 밀려든다.

문주란은 난과 식물이 아니라 수선화과의 상록다년초이며 난대성의 해안식물로 어느 남쪽 해안에서 해류를 따라 흘러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곳 토끼섬은 문주란의 북한대로 학술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순백색의 꽃은 향기가 그윽해 관상용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 최근 문주란의 질병.노화 방지 효과를 규명해 고소득 작물로서 지역특성화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가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끼섬이라 불리게 된 것은 문주란꽃이 활짝 피어 온 섬을 하얗게 덮은 모습이 마치 하얀 토끼를 닮았기 때문이며 일설에는 하도리 사람이 이 섬에 토끼를 많이 번식시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외세 침입 막았던 별방진성 복원

토끼섬 도선장이 있는 바닷가에는 옛 모습을 간직한 성벽이 모진 비바람에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돌로 쌓은 제주도기념물 제24호 별방진성(別防鎭城)이 바로 그것.

왜적이 우도에 자주 침입하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원래 김녕보호소였던 것을 우도와 가까운 별방으로 옮기고 돌로 성을 쌓았던 것이다.

성을 별방으로 이축할 때 흉년이 들어 부역 나온 사람들은 굶주리면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져오며 현재 성의 일부를 원형으로 재건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이다.

저어새·청둥오리 등 철새들의 천국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하도리 철새도래지에는 조류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철새도래지는 세계적으로 희귀새인 저어새와 백로, 갈옥, 황새, 청둥오리 등이 한겨울동안 보금자리를 트는 철새들의 고향이다.

매년 수많은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각종 먹이가 많이 서식할 뿐 아니라 갈대 주변의 울창한 숲과 주변 경관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해안에 하구둑을 쌓아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갈대 사이를 평화로이 거니는 철새와 주변의 오름, 한라산이 한 폭의 그림이 되면서 사진작가들도 예술 작품 만들기에 분주해진다.

해안에 위치해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는 하도리는 다른 마을에 비해 유달리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예부터 장수마을로 알려진 하도리는 지난해말 현재 전체 주민 2255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395명(25.6%)으로 북제주군내에서 가장 많고 80세 이상 노인 인구도 101명에 이른다.

하도리는 장수에 적합한 지역 특성 및 요건 등을 갖춘 마을로 인정받으면서 1999년 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해’를 맞아 장수마을로 선정돼 노인을 공경하고 살기 좋은 청정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나이 많은 노인들도 농사를 짓거나 물질을 하는 등 활동적”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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