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에 5천억원 지원 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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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최대 주주로 올라서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에 대해 5000억여 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을 단행했으며 이에 따라 현대차가 현대카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캐피탈이 갖고 있는 현대카드 주식 2240만6670주를 총 774억여 원에 매입하고 현대카드에 총 1951억여 원(3903만9782주)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공모후순위채 500억원을 매입키로 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 대한 현대차의 이번 총 지원규모는 3226억원으로 이로 인해 현대차의 지분율이 종전 18.5%에서 40.2%로 높아져 현대차가 현대카드의 최대 주주가 됐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주력 계열사를 총동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 대해 5000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은 심각해질 대로 심각해진 이들 금융계열사의 부실을 하루빨리 털어주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6월 말 실적을 기준으로 금융사들에 대해 시행되는 적기 시정조치 권고 및 명령을 피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지원으로 현대카드의 경우 증자를 통해, 현대캐피탈은 계열사에 대한 현대카드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 부실 우려를 털어낸 뒤 금융사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INI스틸이 현대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카드 주식을 전량(현대카드의 43.3%) 인수함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2043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고 현대카드는 증자를 통해 자기조정자본비율과 유동성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말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을 통해 현대카드의 1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익원 다각화와 금융, 자동차 고객의 유기적 결합을 위해서는 카드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육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상 규모를 크게 뛰어넘은 이번 추가 지원은 주주들의 동의 없이 기존 주주가 아니었던 기아차와 INI스틸까지 부실 금융계열사 지원에 동원함으로써 그룹지배구조 리스크로 확대될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 그룹사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판매사업에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나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과 함께 현대카드와 전혀 관련 없던 기아차, INI스틸까지 연결 고리를 맺게 한 점은 이들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오후 증권거래소에서 IR(기업설명회)을 개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이번 지원에 대한 배경과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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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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