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전 총리와 정몽준, 박근혜, 이인제 의원 등 제3후보군에 관한 당직자들의 질문이 잇따르면 특별한 반응 없이 빙그레 웃고 만다는 것이다.
아직 신당의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한 대응이라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신당과 신당 후보에 대해서는 극히 부정적이다.
지난 8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당 후보가 나오면 한동안 뜰 것이나 결국 ‘노풍(盧風)’을 보면 그 결과를 잘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상대 후보가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해선 “누가 돼도 한판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해 상대 후보가 누가 되든 총력을 기울여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핵심 당직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는 현재 신당 추진세력의 기류를 감안할 때 12월 대선은 ‘다자(多者)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국민경선제를 고수하는 한 정, 박 의원과 이 전 총재 등 잠재적 경쟁자들이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경우 노 후보와 결별할 가능성이 높고 이 의원은 결국 자민련 김종필(JP) 총재, 이 전 총리 등과 연대,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후보 진영의 시각이다.
물론 JP와 이 의원 등은 무소속 정 의원과 연대하길 희망할 것으로 예상되나 ‘국민후보’, ‘클린(깨끗한) 후보’ 이미지로 승부를 걸려는 정 의원의 입장에선 탐탁치 않을 수 있다.
그 경우 오히려 정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에 지분을 갖고 있는 미래연합 박근혜, 민국당 김윤환 대표, 이수성 전 총리 등과 손잡고 독자신당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이 후보측은 보고 있다.
이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16일 “이 의원은 탈당하더라도 자신이 후보로 나서기보다 다른 주자의 손을 들어주고 ‘차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결국 연말 대선은 이회창-노무현-정몽준-(이한동)-권영길 등 4~5파전이 될 것이라는 게 이 후보 진영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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