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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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나쁠 때 사람들의 품성도 나빠진다. 정치가 좋은데 인간성이 나빠지지는 않으며, 인간성이 좋은데 정치가 나빠지지도 않는다”. 다산 정약용의 말이다.

그는 “정치가 옳지 못할 때 인간성은 타락하고, 타락한 인간성이 더욱 정치를 타락케 한다”며 “이런 악순환 속에서 인간의 품성이 급격히 타락되고, 결국 사회가 도덕적 복원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했다. 정치와 인간성과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그의 지론은 지금도 유효하다.

돌이켜 보면 정부 수립 후 우리의 정치판은 타락의 연속이었다.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개혁을 외치지 않은 정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다.

그나마 문민정부에 이은 국민의 정부, 그리고 지금의 참여정부는 진정한 민의에 의해 탄생한 정부다. 그러나 올바른 정치는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또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

지나간 두 정부는 측근정치와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등 이런저런 비리로 도덕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냈다. 국회 역시 사사건건 상호 비방과 흠집내기로 사실상 허송세월을 보냈다. 한마디로 난장 정치, 난장판 국회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민들은 “이제 좀 달라진 세상이 되겠지”하고 큰 기대를 하곤 한다. 특히 집권당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그러나 웬걸, 요즘 신당 논의를 둘러싼 민주당의 집안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신당을 하든 말든 그것은 당이 알아서 할 일이다. 문제는 계파로 갈라져 격투를 벌이는 한심한 작태다. 꿈의 정치를 다짐해도 모자랄 판에 난장판이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난장판’의 원조는 옛날 과거시험장이다. 과거장은 과거를 치러 몰려든 전국의 선비들이 뒤섞여 떠들어대는 장이 되곤 했는데, 여기에서 생겨난 말이 ‘난장판’이다.

사실 ‘선비’하면 ‘어질고 순한 사람’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하지만 여럿이 모이면 자기 주장만 옳다며 상대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기질을 갖고 있었다. 과거에 급제해 조정에 들어간 뒤에도 대부분 그 습관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의 정치인들 역시 개인적 면모로 보면 크게 흠잡을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이면 난장판을 벌인다. 지금 난장판은 정치판뿐 아니라 노동계, 교육계 등 각 분야로 파급되고 있다. 6.25의 아픈 상처를 씻고, 민주화운동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낸 6월의 모습이 퇴색되고 있다. 정치인 모두 다산이 말한 ‘바른 정치’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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