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체제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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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보수’ 黨 컬러 뚜렷
경선 후유증 치유·개혁성향 의원 포용 시급


한나라당은 26일 최병렬 새 대표를 선출함으로써 지난해 12월 대선패배의 충격으로 침체일로에 있던 당 분위기를 쇄신하고 원내 과반의 제1당으로서 정국 주도와 내년 총선체제 정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을 상대할 ‘강한 야당’,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운 최 대표가 한나라당호 키를 잡은 것은 향후 야당의 진로에 적지 않은 함의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우선 정당 대표선거 사상 가장 큰 규모인 전국 23만여 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뽑혔다는 점에서 역대 여느 대표보다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기반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또 ‘개혁적 보수’, ‘합리적 보수’를 주창해온 최 대표의 이념 성향 때문에 노무현 정부와 대비해 당의 컬러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대북송금 새 특검법이나 노 대통령 주변 비리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여권의 신당 추진 등 국정과 정국 현안에 대해서도 선명하고 확실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당선 일성에서 ‘한나라당을 재창당하는 수준의 대혁신’을 강조하고 “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다시 받아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정권을 반드시 꺾고 원내 제1당,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 2007년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포스트 이회창’의 고지를 선점한 최 대표에게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경선 과열로 인한 후보 및 지지자들 간 갈등과 반목 등 경선 후유증이 시급한 선결과제다.

특히 전대 이후 당의 이념성향 등을 이유로 탈당해 신당 논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개혁성향 의원들을 끌어안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지적된다.

이들의 탈당설이 현실화될 경우 최 대표의 리더십이 초반부터 상처를 입는 차원을 넘어 새 지도부가 채 자리잡기도 전에 당 전체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경선에 함께 참여한 다섯 분은 우리 당이 지금껏 키워오고 앞으로도 키워가야 할 중요한 분으로 당의 단합과 변화, 개혁과 전진을 위해 함께 갈 것”이라면서 특히 개혁파 의원들에 대해선 “대선패배 후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분으로 단 한 분도 나가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취임 직후 경선 후보 및 개혁성향 의원들을 접촉해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맥락에서 대선 이후 구심점없이 다양하게 분화된 당내 제 세력들을 아우르는 것도 과제다.

초선의원 중심의 ‘미래연대’, 재선 의원 중심의 ‘희망연대’, 3선 의원급 이상의 ‘중진모임’, 개혁성향 의원들의 ‘쇄신모임’ 등 각 파벌이 생겨나면서 각각 제몫을 챙기겠노라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당내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과 겹쳐 역시 당의 원심력을 재촉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경선과정에서 제기됐던 ‘불임정당론’에 대한 당 차원의 대책도 시급하다. 한나라당이 장기적으로 구심력을 가진 ‘지속가능한’ 정치결사체로 활동할 수 있느냐는 차기 리더십을 발굴.육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가 경선 때 내세운 ‘인큐베이터론’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수구’, ‘경로당’ 등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당의 혁신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당내는 물론 당외 지지층의 공감을 얻고 있다.

최 대표도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이념, 정책 노선을 더욱 분명하게 하는 등 개혁적 보수로서 자기확립을 통해 당내 개혁.소장파 의원들과 상생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당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어 실제 혁신 방향과 성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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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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