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생보호소, 옮겨야 서로 좋다
갱생보호소, 옮겨야 서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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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아라동 주민들과 갱생보호공단 사이에 물리적 충돌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갱생보호공단측이 장기수 출소자 수용시설을 대폭 확장하려는 데서 비롯되었다. 당초 이 시설은 20여 년 전 현 위치인 아라2동 1554의 2번지 부지 400평, 건평 80평 단층의 소규모로 들어섰다.

당시에도 주민들 사이에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수용시설 규모가 작고, 주변 인구도 많지 않아 일단 덮어둔 채 이설만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일대가 도심지화하면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20여 년간 주민들은 마음 한 구석에 일말의 불안감을 품고 살아온 게 사실이다.

설사 갱생보호시설 수용자의 소행이 아니더라도 잦은 절도사건 등 주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면 자연 그 곳을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하소연이다.

그럼에도 20여 년간 기다려 온 수용시설 이설은 고사하고 도리어 단층 80평짜리 시설을 3층 210평으로 3배 가까이 확장하겠다니 주민들이 결사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어느 일방만의 편의나 이익만을 노려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본다. 가장 최선의 해법은 갱생보호공단 제주지부와 주민 모두가 함께 이익되는 방안을 찾는 데 있다.

그 길이 바로 비싼 현 부지 400평을 팔아 값싼 적지 1000여 평을 매입, 수용시설을 넓은 변두리로 옮기는 것이다.
변두리로 옮겨 성공한 시설들의 예를 보면 갱생보호시설의 이설 필요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민원처리기관인 운전면허시험장, 교육기관인 탐라교육원.과학고.전문대학, 청소년 범죄 순화기관인 한길중학교, 그리고 노인 복지 시설들까지도 서부산업도로와 5.16도로변, 심지어 심심산천인 관음사 주변에까지 들어서 있다. 그래서 널따란 부지와 쾌적한 환경 속에서 부럽게 잘 운영되고 있다.

비싼 부지 400평과 증축비 4억3000만원까지 확보한 갱생보호공단이 구태여 도심의 답답하고 비좁은 부지에 수용시설을 확장하겠다는 것은 수용자들의 인권을 위해서도 잘못이다.

주민들에게는 환경권과 행복추구권을 되돌려 줄 수 있고 갱생보호소에서는 더욱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면 당연히 이설하는 게 옳다. 사리가 분명함에도 갱생보호공단이 환경권과 행복추구권, 재산권을 지키려는 주민들과 충돌한다면 무책임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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