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전 승전을 거둔 노병들 도솔산 전적문화제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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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해병 3.4기 78명 19일 장도 올라

무적해병 신화를 낳은 노병(老兵)들이 전우의 시체를 넘어 전진하면서 58년 전 승전보를 울렸던 ‘도솔산’을 찾는다.

제주출신 해병 3.4기 전우회(회장 이성지) 회원 78명은 강원 양구군에서 열리는 ‘제12회 도솔산 전적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제주공항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백발이 성성한 이들 노병들은 지난 1951년 6월 4일 중공군의 춘계공세를 격퇴한 후 양구군 도솔산(해발 1148m)을 확보하기 위해 진격했다.

전략적 요충지인 이곳은 북한군 정예사단인 12사단과 32사단이 암석지대에 몸을 숨긴 후 방망이 수류탄과 중화기로 완강히 저항하면서 미 해병대 5연대가 탈환에 실패했고, 해병대 1연대가 공격을 대신했다.

3.4기 해병들은 말 그대로 전우의 시체를 넘어 앞으로, 앞으로 진격해 고지를 하나씩 탈환하면서 무려 24개 목표고지를 점령했다.

이 전투에 승리를 하면서 양양-철원-인제 등 중동부를 차지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그러나 승리 뒤에는 해병 108명이 전사했고 60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무수한 희생이 따랐다.

승전보를 접한 이승만 대통령은 피와 목숨으로 고지를 탈환하며 혁혁한 공을 세운 해병용사를 기리기 위해 ‘무적해병’이라는 친필로 쓴 휘호를 내렸다.

변만근 전 해병 3.4기 전우회장은 “도솔산은 지형이 험난했는데 전투 당시 계속 비가 내리고 짙은 안개가 껴서 야포 지원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전우들의 손실도 컸다”며 “미 해병대가 못한 일을 우리가 해내자는 굳은 결의가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도솔산 전적문화제에는 제주출신 여해병들도 함께 했다. 해병 4기인 고순덕씨(77.여)는 “여학생 등 126명이 해병 3.4기로 입대했는데 지금은 53명이 생존해 있다”며 “전국에 흩어진 여해병 10여 명도 도솔산에 모여 돈독한 전우애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1950년 9월 입대한 제주출신 해병 3.4기는 현재 해병대 최고 기수로, 지난 5월에는 1090기의 후배 해병들이 배출됐다.
<좌동철 기자>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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