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다. 직업 가운데 위험성이 높고 자기 희생적인 직업이라면 아마 119를 빼놓지 못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119대원들의 다양한 활동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119로 대표되는 소방조직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면의 뒤에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거나 자신이 조금만 힘을 쓰면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일도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세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주소방서에 따르면 올 들어 긴급구조요청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655건 중 위급한 상황이 아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 90건, 또한 현장 도착 전에 자체적으로 처리되거나 오인신고로 출동한 후 그냥 돌아오는 사례가 319건(49%)으로 분석됐다.

열쇠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문 개방을 요청하는 사례, 동물(개.고양이.거미 등)을 쫓아 달라는 요청 119대원들을 맥빠지게 하는 사례들이다.
119는 비용이 들지 않고 안전하게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슈퍼맨 같은 해결사는 결코 아니다. 사고 발생시 시민 스스로 해결하려는 습관을 갖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이렌이 울리 때마다 가슴을 조이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소방가족들이다. 그들은 사이렌 소리가 날 때마다 남편과 아빠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에 늘 좌불안석이다.

시민의 안녕만큼 가족의 안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들의 안정을 도모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시민의 안전봉사요원으로 생명의 끈이 되려고 애쓰는 소방관들은 그래서 이중의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119에 대한 사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도움을 요청할 때 신중하게, 출동했을 때는 양보운전 그리고 도움을 받았을 때는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