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에 골프장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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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에 골프장을 짓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며칠 전 환경단체가 금악리 곶자왈 지역에 추진되고 있는 골프장의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곶자왈에 골프장이 들어서서는 안 되는 이유를 지하수 보전 측면에서 꼼꼼하게 따져 보자.

곶자왈은 자갈과 화산탄이 섞여 있고 흙이 없는 땅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 곶자왈은 지하수 함양에는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비가 오자마자 물이 스며들어 풍부한 지하수를 만들어주는 지하수 입구이기 때문이다.

곶자왈은 지하수 오염의 최대 취약지이다. 그래서 곶자왈 지역은 지하수 보전 1 또는 2등급으로 분류하고 개발을 제한하고 있다. 농약과 비료 성분을 흡착하고 걸러주는 토양층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의 지하수를 맑게 하는 요인은 바로 토양이다. 제주 삼다수의 수질이 세계 최고인 이유는 물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가장 큰 화산회토 토양층을 통과하면서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곶자왈에 골프장이 조성되었을 때 나타나는 문제점은 자명하다.
우선 곶자왈 하부지역의 용천수가 마르고 지하수 양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 이유는 골프장을 시설하는 과정에서 곶자왈 지역에 분포된 무수한 숨골들이 파괴되고 그 위에 흙과 모래가 덮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지하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고 하부지역의 용천수와 지하수 고갈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하로 유입되는 물이 줄어들면 또 다른 문제점을 낳는다. 200㎜의 비가 내려도 대부분 스며들어 40여 만 평의 곶자왈에서는 약 27만 t의 물이 지하수로 유입된다.

여기에 만약 흙과 모래를 덮고 골프장을 만든다면 지하수로 유입되지 못한 많은 물이 새로운 물줄기를 만들어 하부지역으로 흘러가 농경지를 침수시킬 것이다. 특히 하부지역은 물빠짐이 나쁜 비화산회토 지역이어서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곶자왈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과 비료에 의한 지하수 오염이다.
토양의 특성과 농약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지만 깊이 1m의 토양은 약 10~ 40g의 농약을 흡착.제거한다. 즉 토양이 있다면 웬만한 농약은 토양이 제거해준다. 그러나 곶자왈에는 토양층이 없기 때문에 지하수 입구에 농약을 풀어놓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이 골프장이 사용하고자 하는 활성탄을 포설하여 농약을 제거하는 방법은 토양층이 잘 발달한 골프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된 방법이다. 곶자왈 골프장을 위해 개발된 기술이 아니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된 활성탄으로 농약을 제거하는 방법은 KAL호텔 설계도로 그랜드호텔을 지으려는 것과 같은 실수이다. 사라봉에서 조사한 동물과 식물의 분포를 사업지구내 당오름과 금오름에 적용시키는 것과 같은 어거지이다.

더욱이 환경영향평가서에 이용한 활성탄 포설 방법을 기술개발자도 모르게 도용했다면 더 큰 문제를 낳는다. 기술개발 보고서 겉장에는 이 기술을 도용하면 법적인 제재를 받는다고 명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용할 수 없는 활성탄 포설 방법을 기술개발자도 모르게 도용한 것은 지하수가 농약으로 오염되어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이는 설계자도 모르게 설계도를 도용하여 다리를 지었다가 다리가 붕괴되자 설계대로 했다고 주장하려는 것과 같다.

이 사실을 시행자와 관리기관이 알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그 책임을 그들에게 있다. 이것이 곶자왈에 골프장이 들어서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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