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10년은 우리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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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호,제주 共改協 대표의장, 논설위원>

 
어쩌다 승용차를 타지 않을 때는 시내에서 영업용 택시를 타고 업무를 볼 때가 있다. 짧은 순간이지만 택시기사의 한마디 던지는 독백의 말이 재미있다.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한 기사의 촌평이 정치평론가의 그것보다 그럴듯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얘기가 실생활이라는 검증을 통해 나오는 얘기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지역의 시계 바늘은 과연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가.

온통 현직 도시지사의 주민 소환제와 국립제주대학의 총장 재임용문제며 거기에 다 ‘괴편지’ 발송 등 그 외에 몇 가지 심각한 문제로 일련의 사태를 보노라면 이것이 이 지역 사회가 온전하게 굴러가고 있는 것인지 또 앞으로도 굴러갈 것인지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는 사실이다.

실인즉 60대 중반의 택시기사의 결론은 이렇다. “결국은 1970년대에 어쩌면 그 이전부터 이 고장 어른들이 먹고 살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자식들을 키웠더니 이제 후세들의 배가 불어서 자꾸 일만 만드는 것 같다”라고 한탄조의 대화가 있었다.

요는 이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도민들은 어떤 의식으로 현실위기를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게 한다. 또 한편 역기능으로 생각하면 이런 진통 자체가 발전을 위한 전환기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층에서는 자기의 일이 아니라고 방관하며 문제의 근원을 부풀리는가 하면서 별 근거도 없이 말을 만들며 허망한 자기도취에 빠질수록 지역사회가 망가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분명할 사실은 내 고장의 어려울수록 도민들은 눈을 안으로 돌려야 한다.

본도 자체가 변화해야 된다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고 그 물결을 잘 타고 나가기 위해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를 다지는 것이 더 절실하지 않겠는가. 원인은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서는 무엇을 어떻게 견뎌 낼 수 있겠는가.

이 상황에서 지각 있는 도민들부터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눈에 뜨지 않더라도 이 지역사회의 기틀을 야무지게 하는 작업을 펴 나가야 한다. 긴 안목에서 그런 작업이 역사에 뚜렷하게 남을 것이다. 지역사회를 위한다고 하면서 효과만을 노린 전시주의는 결국 이 난세를 벗어 날 수가 없다.

몇 년 전부터 사회학자들 간에는 ‘의식의 전환’이라는 말까지 유행처럼 쓰이더니 그것도 정치 논리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보다 중요한 핵심은 도민 각자가 냉철한 이성으로 ‘생각의 틀’을 이제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초발심으로 돌아가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수칙대로 하는 것이다.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교과서대로 하면 될 일이 아닌가.

‘세계의 10년은 우리의 1년’이라는 구호를 본 일이 있다. 세상에 이것처럼 날씬한 말이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은 미련스러운 사고였음이 드러났다.

이 구호 속에 도사린 무리를 감지할 줄 알아야 한다. 장구한 10년 세월이 필요한 일은 10년을 공들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순리이다. 그렇지 않고 거창한 전시구호만을 위해서 들다보니 세월이 지나자 그것이 허상이었음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현실 문제가 어려울수록 우리 각자가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하고 집중해야 할 일은 이 고장의 내실을 충실히 하는 것이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지금 빛이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에 집중되어야 한다. 단기 실적주의가 가져오는 폐해를 막아야 한다.

외부로부터 몰아치는 파도를 견뎌내기 위해서는 내부로 눈을 돌려서 도민 모두 화합하며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도민 간 화합하는 처방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화합을 위해서는 말을 삼가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도민끼리 알맹이 없는 말을 하다보면 비판과 불만이 소리를 먼저 뱉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상대를 배려하기는커녕 칭찬과 감사의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이 좁은 지역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을수록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각자 맡은 일을 해가노라면 어느새 안정을 찾게 되는 법이다.

지금 도민 간에는 성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성난 사람들은 스스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감사할 제목을 찾아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난 사람들에게 대해서 우리 각자 위로 자가 되어줘야 한다.

이 어려운 지역사회를 위하여 우리 모두 마음을 비우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을 경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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