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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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적은 자기개발서와 처세술에 대한 책들이라고 한다. ‘생각을 xx하라’거나 ‘xx없이 살아가기’ 등 책 이름도 현란하다.

출판문화계에선 이런 처세서(處世書)가 베스트셀러 순위에 드는 것을 장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 때문으로 분석한다.

IMF 때처럼 사람살기 어려운 시대의 도래를 반영한 독서경향일까.

어떻든 경제난으로 어려워진 사람들의 처세서 선호경향이라는 추론을 하게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만큼 어려운 관계도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책들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자기 이미지 관리다. 어쩌면 허상에 불과할지 모르는 개인의 이미지가 그 사람의 인생까지 휘둘러대고 있는 것이 요즘 사회다.

옳건 그르건 눈에 보이는 이미지들이 생활방식과 인간관계를 주도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우선 얼굴이다.

얼굴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느냐 못 주느냐에 매우 중요하다.

얼굴에는 80여개의 근육이 있어 7000가지 이상의 표정을 만들어낸다니 이미지 관리가 얼굴에서 시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링컨 대통령도 “사람이 나이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4~50이 되면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 역정(歷程)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여름휴가를 맞아 눈밑 지방제거, 모발이식 등 ‘쿨’한 얼굴 만들기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그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질이나 인품 능력 도덕성보다 우선 ‘쿨’한 얼굴이 경쟁력이라는 현실 인식에서 나온 듯하다.

▲‘쿨하다’는 말의 뜻은 ‘멋있다’ 만이 아니다. ‘시원시원하다’ ‘구질구질하지 않다’ ‘뒤끝이 없다’. 또 ‘부담스럽지 않다’ ‘껄끄럽지 않다’ ‘참견하지 않다’ 등등.

마음도, 하는 일도 그렇게 ‘쿨’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쿨’하자면 아무리 집착하던 직장이라도 “그만 둬”하면 “그러지 뭐”하고 한마디로 끝내야 한다. 궁금한 게 있어도 무심한 척 넘어가고, 할 말이 있어도 입 닫고, 속상하거나 싫어도 내색하지 않아야 한다.

어떤 마음도 넘어가고 넘어오지 못하도록.

그러기 위해선 가슴속에 분명한 금을 그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부영주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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