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이 사업을 주요 역점사업으로 선정, 본격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였다. 그해 28억5800만원을 들여 LA 인근 소미스 지역에 농장 1만3000여 평을 구입한 것이다.
이후 사업이 본격화돼 2001~2002년에는 23억7800만원을 투입, 1차로 비닐하우스 2150평과 각종 장비를 구입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호접란 수출을 시작, 이달까지 총 18만1380그루가 미국 현지 농장에 도착, 현재 판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는 올해에도 호접란 미국 수출 경비로 추경까지 포함, 26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이로써 호접란 수출을 위해 지금까지 80억원에 가까운 총 78억3600만원의 엄청난 도민 세금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업이 제대로만 된다면 도민 혈세가 아무리 들어가더라도 상관이 없다. 그만큼 이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주도의회 교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미국 현지를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도 사업 성패가 분명치 않다는 데 있다.
제주도의회가 확인한 바로는 문제가 매우 많다. 우선 재배 기술이다. 7~8송이 꽃이 피어야 상품성이 있음에도 수출 전 건조기 조정 실패로 5~6송이짜리 호접란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는 얘기다. 시설도 문제다. 기존 비닐하우스가 낡아 올 겨울 호접란 냉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새로 계획한 신규 비닐하우스 3동 4308평마저 미국 당국의 허가 지연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로 현재까지 수출된 호접란 18만1380그루 중 미국 시장에 판매된 것은 고작 6657그루인 반면 품질 불량으로 폐기한 것은 2만1396그루나 된다. 나머지 15만3327그루는 하우스에서 계속 키우고 있는데, “지금까지 비상품률이 50%에 달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감안하면 이 중 몇 그루를 실제로 시장에 팔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초 제주도는 올해 70만그루의 호접란을 수출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70만그루 수출은 둘째치고 상품성을 높이는 문제조차 해결이 안 된 상태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호접란 수출사업이 실패해서는 안 된다. 제주도가 문제점들을 과감히 개선, 도민 혈세가 헛되지 않도록 꼭 성공으로 이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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