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성 시인 17번째 시집 ‘집과 길’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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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권의 책 읽은 이가 말하더라/ 참담한 치욕이라고 어쩌다/ 사람으로 태어나/ 문학이라 이르는 남의 생각만/ 공부하다 문득/ 자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을 때/ 내 것 아무것도 없더라…새 천년/ 세계화시대 어쩌고 떠들지만/ 내 자리/ 기껏 로망티슴 헤매면서 레알리슴에 걸려 있다는 것/ 그래서 참담한 치욕이라고/ 헛살았다고’(‘치욕에 대하여’ 중에서)

문충성 시인(66.제주대 교수)이 최근 첫 시선집 ‘그때, 제주바람’(문학과 지성사.6000원)에 이어 17번째 시집 ‘집과 길’(각 출판.8000원)을 냈다.

‘자신만의 시’ 한 편을 쓰기 위해 수천 편의 시작을 실천해 온 시인.
‘섬 땅 제주’에서 ‘가난과 굴욕과 치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그는 ‘유배의 섬, 국제자유도시’를 떠올리며 다시 제주의 어제와 오늘을 논한다.

시집 ‘허공’에서 시적 상상력과 형이상학을 결합한 아름다운 시편을 보여준 시인은 ‘망각 속에 잠자는 돌’을 통해 40여 년에 걸친 시간의 결을 한올 한올 풀어냈다.

이번 80여 편의 시들에도 사회에 대한 그만의 특유의 야유와 비판이 묻어난다.

이승의 삶에 대한 시각은 다분히 부정적이지만 시인의 왕성한 상상력과 고유한 창조력에 기인한 그의 시 세계는 당당하게 살고자 하는 순수의 꿈과 닿아 있다.

원초적이며 원형적인 섬과 바다의 고향 ‘제주도’에서 그의 변함없는 열정과 치열함은, 어쩌면 정신의 자유를 향한 열망으로 가기 위한 처절한 싸움의 기록들이다.

‘일어나고 있다 무섭게 이 나라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노부모 학대하다 모자라 죽이기/ 차라리 고려장은 인간적이지/ 그러다 자식들 학대하기/ 착한아내 구박하며 때리기/…원조교제에 강아지까지 놀아나고/ 하기야 은행까지 못 믿는 세상이 되었으니…/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 한 녘/ 개똥세상 만들지만, 우리는/ 이 개똥 밟지 않으려 애쓸 일이다/…’(‘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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