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위에 사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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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평등하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 위에 사람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사람 위에 사람들이 있다. 다만 “사람 위에 사람 없다”라는 말은 성경 구절 같은 듣기 좋은 얘기요, 불경 같은 점잖은 말씀일 뿐이다.

우리 국회에도 사람 위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신성한 법은 현행범이 아닐 경우 국회의원에게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법의 정신대로 불체포특권이 행정부나 사법부의 부당한 핍박으로부터 입법부를 보호하기 위해 행사되고 있다면 그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인간 평등에 배치되기보다 그것을 지향하기 위한 법적 수단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체포특권이 법의 정신에서 벗어나 방탄용(防彈用)으로 이용될 때 수혜자는 물론, 그 수혜자를 보호하기 위해 권한을 행사하는 국회의원들은 사람 위의 사람들로 군림하게 된다. 방탄국회가 국민으로부터 늘 지탄을 받아 온 것도 그 때문이다. 전 정권 때도 25회의 국회 소집 중 17회가 방탄국회였다.

지금도 우리 국회는 방탄국회를 소집, 8월 내내 회의를 연다고 한다. 굿모닝시티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 등 검찰 수사에 계류 중인 여.야 의원 3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게 국민들의 시각이다.

국회도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이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심 중인 모양인데 8월 국회도 동료의원 감싸기에 급급해한다면 역시 현 국회의원들도 사람 위의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우리 주위에는 사람 위의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떡값으로 수천만원을 받는 사람들, 대가성 없이도 그만한 거액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 이 모두 사람 위의 사람들이다. 무관(無冠), 백수(白首), 서민 계층이야 어찌 몇 천원, 몇 만원의 떡값인들 쉽게 받을 수 있겠으며, 대가성 없는 돈을 소액이라도 만져 보기나 하겠는가.

그래서 이들은 누가 뭐래도 사람 아래 사람일 수밖에 없다.
모든 인류가 우러러 보는 석가모니와 예수에게 바치는 시주돈.헌금에도 대가성이 있다. 소원 성취를 바라거나 축복이 내리기를 고대하면서 바치는 성금들이다.

굿모닝시티 쇼핑몰 분양 계약자 3000여 명의 눈물 어린 돈을 받았다는 다른 정.관계와 금융계 인사들도 적어도 그 많은 피해자들 위에 우뚝 선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 위의 사람들에겐 비슷한 점이 있다. 설사 그들이 죄상이 드러나 응분의 형을 받고 교도소엘 가더라도 형기를 채우는 예가 드물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혹은 특사 등으로 풀려나기 일쑤다. 확실히 사람 위의 사람들은 사람 아래의 사람들과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말은 믿을 게 못된다. 사실은 사람 위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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