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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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이다.
프랑스어 ‘바캉스’라는 말은 원래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비롯됐다.

이 말은 어원상 학생이나 교사, 혹은 법관 등에게 주어진 비교적 긴 휴가를 뜻했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산업이 고도로 성장하고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사람들이 여가활동을 생각하게 됐고, 기업 또한 근로자의 정신적, 육체적 활력과 재충전 등을 위해 휴가의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휴가문화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산업화가 진전된 1970년대 중반부터 일반화됐다.

▲나라마다 휴가문화와 시기, 패턴 등이 천편일률적이란 느낌이다.
휴가제도는 나라마다 다양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특성도 엿볼 수 있다.
독일인의 휴가시즌 씀씀이는 우리를 놀라게 할 정도다. 평소에는 지나칠 정도로 알뜰하게 생활하는 국민성과는 사뭇 다르다.

일년에 4~5주 하는 여름휴가를 위해 나머지 1년 동안 일하고 저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에 1개월 정도의 유급휴가가 주어지는 프랑스 역시 휴가는 삶에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여름철이면 도시 전체가 텅 빌 정도로 휴가를 중요시한다.

이처럼 유럽인들의 휴가기간이 긴 것은 풍족함도 있지만 꽉 찬 듯한 일상생활에서 뭔가 해방감을 만끽할 시간적 여유를 찾으려는 데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의 휴가는 가족과 함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자녀들과 정을 쌓거나 평소 읽지 못한 책도 읽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즐긴다.

▲삼복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휴가철을 맞아 직장인들이 썰물처럼 일터를 빠져 나가고 있다. 직장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일주일 정도하는 우리의 휴가문화는 어떠한가. 휴가문화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휴가를 다녀와서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난해 한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여름철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10명당 6명 가량이 휴가 후 무기력증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심신을 풀러 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아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천편일률적인 더위 피하기식 휴가패턴. 나의 만족이 아닌 휴가 모방하기 등 무엇으로부터 자유스러움을 찾는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는 외환위기 때 만큼이나 어렵다고들 한다.
올 여름 휴가를 그동안 쌓인 피로를 싹 풀고, 정신과 육체를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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