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한 農心에 최대한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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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8시36분께 서귀포시 남원읍과 표선면 일대에 60~90㎜의 폭우와 함께 순간 최대풍속 19.6~21.9㎧의 회오리 돌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이 돌풍은 단 20여 분 만에 폭탄이라도 쏟아 부은 것처럼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피해의 현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감귤과 키위재배 시설 하우스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삭 무너져 내려앉았고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부러뜨려져 있었다.

2950㎡ 면적에 하우스 15개동 피해를 입은 남원읍 태흥1리 감귤농가 한재칠씨(59)는 “다음달이면 수확할 예정이었다. 1년 농사도 망쳤지만 30년을 자식처럼 키워온 나무를 한 순간에 잃고 말았다.”며 슬픔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뉴질랜드와 계약으로 국내에서 첫 골드키위 재배에 성공한 토산1리도 8개 농가 7만2000㎡에 달하는 키위 시설하우스가 파손됐다. 마을 주 수입원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다른 마을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농가에는 지금 한숨과 눈물이 흐르고 있다.

한 해 농사가 물거품이 돼 버린 농심(農心)은 망연자실 그 자체다.

29일 현재 도 당국이 잠정 집계한 결과 43농가 비닐하우스 13.4㏊와 일반주택 24동 등이 파손 침수돼 40억 원대의 피해가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그나마 공무원과 주민, 군경 등이 나서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니 위안이다. 문제는 앞으로 제대로 된 복구 지원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도 당국은 농가들의 피해상황을 신속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따른 국고와 지방비 등 가능한 지원을 최대화하기 바란다. 피해 농가들이 하루속히 실의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말이다. 차제에 농가들도 복구비의 최고 90%까지 보험료로 받을 수 있는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시름을 덜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이번 돌풍이 북미 대륙의 강력한 회오리바람인 ‘토네이도’와 비슷한 유형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 8월, 2002년 3월과 4월, 같은 해 8월 등 최근 10년 사이 한라산 남부지역에 토네이도형 돌풍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설물 피해도 엄청났다.

이는 저기압이 남풍계열에다 지형적 영향 때문이라지만 주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종합적인 항구적 대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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