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이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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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쌓은 사람은 많지만 지식인은 없는 사회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지식인이 되려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요즘은 공부가 신분 상승의 도구로 전락하는 추세다. 지식인이란 말 자체가 퇴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어차피 경쟁사회인데 신분 상승에 몰두한다고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지식인은 자신의 영달(榮達)보다 사회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귀감이 되지만, 신분상승자는 출세지향적이어서 사회봉사자로서의 사명의식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지식인과 사회는 서로 도의상의 의무관계에 있다”는 토인비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일찍이 지식인의 사회기여도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지식인은 자신의 지식 습득을 위해 투자된 공공의 재원(財源)을 환원하기 위해 유익한 사회봉사를 한다는 의무를 진다”는 게 그의 지식인론이다.

지식인이나 신분상승자나 그 과정에 이르는 길은 유사하다.
우선 재능이 뛰어나야 하고, 근면해야 하며,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 그러나 덕목과 덕행은 일치한다고 보기가 어렵다.

대체로 지식인은 터득한 지식을 사회에 되돌려 주려는 데 인생의 목표를 두지만 신분상승자는 자신의 안위만 누리면 된다는 의식이 더 강하다. 신분상승자가 되기 위해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런저런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 또한 이 때문일 것이다.

단순한 신분상승자보다 지식인이 더 많이 배출되는 사회라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역시 그러한 사회는 학부모들의 노력에 달렸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봉사활동 점수에 신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나 아이들이 노인을 싫어하기 때문에 양로원 봉사활동은 절대 안 된다는 학부모들이 있다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구나 1시간 일하게 하고 10시간 일한 것으로 해 달라고 청탁까지 하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도내 사례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언제든 비슷한 일이 발생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이런 형태의 자녀 지도가 만연하는 풍토에서 장차 사회를 위해 봉사할 진짜 지식인이 나올리 만무하다.

빈민운동에 헌신해 노숙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에르 신부(91)가 올해도 프랑스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뽑혔다고 한다. 성직자이기 전에 ‘실천하는 지식인’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된 모양이다. 성직자든 아니든 유사한 형태의 지식인 대거 배출이 간절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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