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나로호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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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경, 제주한라대학 관광중국어통역과, 논설위원>


과학인공위성을 우주로 올려 보내려던 나로호 발사가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분리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켜 결국 실패했으며, 추락하던 인공위성은 최종적으로 대기권을 통과하며 연소되어 소멸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그 원인을 두고 공방이 오가는 모습은 8월 25일 오후 5시 전후 온 나라 국민이 환호하던 그 열기를 무색하게 만든다. 땅을 일구고 살라는 지상명령을 거역한 자들만이 가지게 되는 허탈함일까.

아니면 차근차근 기술을 배우고 경험을 축적하여 언젠가는 우주강국이 되려던 기대가 실로 가망 없는 꿈이라고 받아들여진 탓일까. 연이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가슴아파하던 국민들의 가슴에 상처가 더해질까 걱정부터 앞선다.


곰곰 생각해보면, 꼭 낙망할 일이 아니고 오히려 커다란 교훈을 얻을 일이다. 비록 외국(러시아)의 기술로 1단계 로켓 추진체를 작동시켜 발사를 실현하였고, 결과적으로 인공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올려놓지는 못했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요, 첫술 밥에 배부르랴, 는 말이 있듯이, 대가를 지불하고 우주공간을 꼭 이용해야할 바에는 이러한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은 두고두고 양약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인공위성 발사가 이루어지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찬찬히 되돌아보며 계승할 건 계승하고 다시는 꼭 같은 잘못을 범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는 지혜를 터득하느냐 여부에 있다. 과학자는 과학자들대로 방외인은 방외인들대로 깨달아야 할 지혜는 각각 다를 것이다.


필자는 우선 세 가지 점을 들고 싶다. 첫째는 국책 사업의 유치 및 운영과 관련한 지자체와 지도자의 역량이다. 당초 우주로켓 발사기지 후보로 제주의 특정 지역도 후보군에 올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역 주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결국 포기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상식적으로 보상 문제 등 여러 문제가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국책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다. 문제는 관련 난국을 여하히 돌파하느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차체 등 기구와 지도자의 역량이 발휘되는 대목이다.


둘째는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역할과 협력정신이다. 당초 전남 고흥 나로도에 우주로켓 발사 기지와 항공우주연구실습체험관을 조성하여 지역 발전의 초석을 다져야한다고 지역 지도자들과 지자체를 설득한 이는 지역의 한 일간지 기자라고 알려져 있다. 그 기자의 건의를 듣고 국회의원, 군수, 군청, 학계 등 유관 기관과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일심협력하여 국유지 비율이 높고 발사대 설치 최적의 입지를 골라 해당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여 신청한 결과 심사과정도 매우 순조로웠고 지역 여론의 갈등도 없었다는 후일담은 큰 교훈을 준다.


셋째, 역사적 성취와 과학적 실패를 구분하는 지혜이다. 우리는 월드컵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이는 엄연히 게임에서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게임의 실패는 결코 역사적 성취를 부정하지는 못한다. 역사는 월드컵 역사에서 한국 축구가 당당히 4강에 진입한 기록을 영원히 남기는 것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는 과학적으로는 결국 인공위성을 예정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하고 소멸한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한국의 국내 우주로켓 발사 기지에서 우리의 기술을 결합하여 로켓 추진체를 당당히 대기권 밖으로 쏘아올린 한민족 우주역사의 한 장을 연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다.


역사적 성취를 당당히 기억하고 더욱 노력한다면 내년에 혹은 10년 후에 언젠가는 꼭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유인왕복우주선 비행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실패의 교훈 속에서 역사적 지혜를 모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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