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통계(統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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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한(前漢)의 문제(文帝) 때 가의(賈誼)라는 유명한 신하가 있었다. 문제는 제후 출신으로서 황제에 올랐는 데 일부 제후들은 이를 업신여겨 명령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이에 문제는 가의를 비롯한 명망이 있는 신하를 등용해 제후 대책을 비롯한 국가를 쇄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가의는 “속담에 ‘앞 수레가 지나간 바퀴 자국은 뒤에 오는 수레에 경계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모범으로 삼는 나라가 번성한 이유를 알고 교훈으로 삼아야 하고 잘못된 나라의 과실을 피하지 않는다면 국가 존망이 위태롭습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올렸다.

문제는 이말을 쫓아 나쁜 제도와 습관을 고치고 백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태평성세를 이뤘다.

‘앞사람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다’는 전거복철(前車覆轍)이란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온다.

▲하지만 제주지역 행정기관이 내놓는 통계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전거복철’이란 말이 무색한 듯하다.

어떤 현상을 종합적으로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숫자로 나타내는 통계는 정책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할 경우 그 정책은 성공하게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요즘 제주지역에서는 올해산 감귤생산량 통계를 놓고 말들이 많다.

노지감귤 2차 관측조사에서 평균 3만9000t이 더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조사를 맡은 곳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의회가 제각각 원인분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못믿을 것이 통계라고는 하지만 널뛰는 생산예상량으로 인해 신뢰도 추락하고 정책도 오락가락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감귤 열매솎기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어 점입가경이다.

보도에 의하면 서귀포시가 감귤 열매솎기 비상전략 추진계획을 통해 하루에 1만8900명을 투입해 한 사람이 평균 125kg을 처리하면 전체 목표량인 7만1000t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투입인원은 1300여 명에 불과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의욕이 넘치더라도 짜맞추기식 통계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없다.

오락가락하는 감귤 생산예상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감귤 통계의 정확도를 높일 묘책은 없는 것일까.

<한문성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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