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는 교육자의 도덕적 의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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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행·前산정대 교수·문학평론가·논설위원>

나무는 흙에서 자라고 사람은 교육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은 역사라는 가속화의 바람을 타면서 숱한 변화를 몰고 다닌다. 미래학자 토인비의 ‘문명주기설’이 그것이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또한 이를 입증하고 나선다. 문명의 핵은 결국 교육을 통해서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교육자들은 이를 위하여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교원평가법은 질 높은 교육을 주문하고 있다. 하여, 내년 3월부터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겠다는 교육과기부의 애초 방침을 재확인 강조했다. 안일무사, 사명감 결여, 온갖 질타와 여타 성향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신 앞에서 시행하는 이 교원평가제는 그래서 국민들의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평가결과는 우수한 교원에게는 학습연구 안식년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실력이 부족한 교원들에게는 장기 집중연수를 받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전문성 신장을 도모코자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평가를 가지고 인사에 반영한다는 것 때문에 일부는 이를 반대하면서 다른 속내를 보이고 있지만 대세가 아니던가? 특히 전교조까지도 지금까지 고수해 온 교원평가제 반대 견해에서 급선회 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시국선언 교사징계에 대한 투쟁계획 등 또 다른 유형의 문제들과 맞물려 절대 수용불가 역시 주목되고는 있지만 사명감이란 현실론은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요즘 사람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다.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볼거리로 시작해서 먹을거리 읽을거리 할 것 없이 모든 구도들이 아주 넉넉하게 공유되고 있어 부러울 것 없는 삶을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교육은 그러한 맥락 때문에 나태해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컴퓨터를 가리켜 “인간이 스스로 만든 무덤”이라고까지 강조하고 나선다. 의존도 때문에 인성교육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논리다.

결국 교육은 인간이 인간을 가르치는 영역이기 때문에 교육자들은 한 치의 꾸밈도 없는 언제나 노력하고 고민하는 데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그래서 교육자도 성직자라는 논리를 자신 있게 펴고 있다.

영국의 문예비평가 아놀드의 ‘교양론’에서도 정신적 가치를 돌보지 않는 잘못된 교육을 지적한다. 즉 인간 스스로 만드는 속물주의를 걱정한 것이다. 교육자로서의 도덕적 의무지수 개념은 이런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이 될 것이다. 가치를 돌보지 않는 교육 때문에 발생하는 제반 오류를 유감없이 지적한 대목이다. 사필귀정이 아니었던가?

어느 교수의 이야기다. 그의 강의에서 첫 말은 언제나 “질문을 개방한다.”는 말로 시작하여 수업을 꾸며간다. 대중성을 지닌 교육이다. 얼마나 떳떳하고 멋진 수업인가? 어쩌면 개방된 질문을 통해서 자신도 노력하고 공부하면서 함께 가자는 체험교육이었던 것이다.

이제 걱정은 쓸데없는 자존심이 문제다. 하지만 사려 깊게 존중해야 할 것은 바로 교육자라는 사실이 아니던가? 그래서 교육자들은 연구하면서 노력하는 자세로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교육자들 앞에는 미래를 기대하는 국민들이 있고, 한 인생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들에게 연구를 기피하는 상습적 핑계 쟁이 아니면 또 다른 차원의 자기방어로 인식되는 그런 교사가 있다면 얼마나 수치스럽고 불행한 교육자란 말인가? 실

력이 떨어지는 데도 자기 연마에 게으른 일부 교사들 때문에 교육전체가 외면당하는 일이 되어서도 절대 안 된다. 그대로 방치해서도 안 될 일이다. 이렇게 되면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리는 고질적인 상황까지 어느 정도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사립학교의 위상이 위축된다던지 아니면 인사문제까지 불합리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때문에 평가위 구성문제로 시작해서 결과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정교하면서도 과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처리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를 여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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